일본행 쿠리어운임 폭락 “EMS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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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06.01.02 11:01   수정 : 2006.01.02 11:01
30kg 10만원 짜리 7만원으로 조정…민간업체 울상
우체국, EMS 요금 및 요금적용지역 조정

우체국이 국제특급운송 서비스 EMS에 대해 최근 가격조정을 하면서 민간 특송업체의 불만이 확대되고 있다. 내용상으로는 적자 만회를 위한 요금 인상이지만 EMS의 주력 시장인 일본지역에서는 대폭 할인 조정되면서 민간경쟁업체들의 가격 경쟁력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 저중량은 올리고 고중량은 내려

정보통신부는 지난 10월 17일부터  국제항공소포 및 EMS 요금을 조정키로 했다.
이에 따르면 EMS의 저중량(2kg 이하)은 5%정도 인상하는 반면, 고중량(20kg 이상)은 단계별로 5%정도 인하함으로써 전체적인 인상률은 동결하는 수준으로 조정했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 7월 25일부터 아시아·태평양 연안 지역내 6개우정청(한국, 일본, 홍콩, 중국, 호주, 미국)이 향상 된 EMS 서비스 제공을 위해 ‘EMS 배달보장서비스’를 시행함에 따라 이들 일본, 홍콩, 중국, 호주, 미국에 대해 별도 요금적용지역이 신설됐다.
또한, 기존 국제항공소포 및 EMS 요금적용지역(1~4지역)에 위치한 국가군에서 비용이 유사한 국가군을 재분류 조정했다.
이에 따라, 기존 2지역에 있던 9개국(태국, 필리핀,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라오스, 베트남, 캄보디아, 미얀마, 몽고)이 1지역으로, 기존 3지역에 있던 5개국(인도, 네팔, 스리랑카, 몰디브, 부탄)이 2지역으로 각각 요금적용이 낮게 조정됨에 따라 이들 국가로 보내는 국제 항공소포와 EMS 이용고객의 요금인하 효과를 도모 할 것으로 기대했다.
우정사업본부 마케팅팀의 최용훼 사무관은 이번 조정에 대해 “우편분야의 다각적인 경영혁신 및 구조조정 노력에도 불구하고 원가에 미달하는 국제항공소포요금(원가보상률 : 93.6%)으로 인한 경영수지 적자를 최소화하고 우체국국제특송 EMS서비스 경쟁력 강화를 위한다는 것이 그 취지”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국제우편요금 조정은 지난 2002년 1월 조정이후 약 4년만에 이루어지는 것으로 접수, 운송활동비 등 국내취급비용과 상대국 배달취급비 및 항공운송비용 등을 고려했고  ‘우정사업운영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국제항공소포의 원가보전과 기존 4개 지역으로 된 요금적용지역의 합리적 조정을 주안점으로 이에 상응한 요금으로 결정됐다고 최 사무관은 덧붙였다.
이를 통해 국제항공소포 원가보상률을 현재 93.6%에서 100%로 높힌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정보통신부는 이번 국제우편요금 조정을 통해 보편적서비스인 국제항공소포의 수지를 개선하고, ‘EMS 배달보장서비스’ 취급국가 확대 등을 통하여 고품질의 국제우편서비스 제공과 민간 국제특송업체와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적극 노력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 우체국 적자 만회위한 고육책

우체국의 이같은 조치는 양대 사업 가운데 우편사업은 갈수록 적자가 쌓이고 있기 때문이란다.
특히 인터넷 보급이 확산되고 민간 택배 및 국제특송회사와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우편 관련 사업은 2003년부터 적자로 돌아섰다. 특히 농어촌 지역에 설립된 ‘별정우체국’의 적자폭이 크다.
별정우체국은 1960년대 인구가 적은 곳에 지역의 재력가가 자기 돈으로 우체국을 설립하면 정부가 인건비를 보조해 준 데서 비롯됐다. 올해 정부 지원금은 2026억 원.
별정우체국의 적자 규모는 △2001년 525억 원 △2002년 400억 원 △2003년 552억 원 △2004년 340억 원 등으로 우편사업 전체 적자의 70∼80%를 차지한다. 전국 770개 별정우체국 가운데 작년에 87.5%(674개)가 적자를 봤다.
더구나 이런 추세가 단기간에 바뀌기 힘들어 민영화를 포함한 근본적인 수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최근 일본에서는 공기업 개혁의 시험대로 여겨졌던 우정공사(郵政公社) 민영화 법안이 마침내 통과됐다. 우체국의 경쟁력 약화로 소비자 부담도 커지고 있다.
우정사업본부는 우편사업 적자를 메우기 위해 작년 7월부터 우편요금을 계속 올려 왔다. 17일부터는 이용자가 많은 국제우편요금도 평균 7.8% 올렸다.

* 일본 민간업체 울상

그러나 우정사업본부의 이번 EMS 운임조정은 특송시장의 특성을 고려한 철저한 시장 접근 전략이 아니냐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민간 특송업계에 따르면 EMS의 주력 시장이 일본행 특송화물인 점을 감안한다면 이번 EMS의 요금 조정은 철저하게 일본 시장을 장악하겠다는 전략이 작용한 것이라고 지적이다.
실제로 일반행 특송화물 운임은 2.0kg 미만의 요금이 2만 200원에서 2만 100원으로, 5.0kg은 2만 8,500원에서 2만 6,400원으로, 10.0kg은 4만 1,500원에서 3만 6,900원으로, 15.0kg은 5만 6,500원에서 4만 7,300원으로, 30.0kg은 10만 1,300원에서 7만 7,600원으로 각각 인하됐다.
반면에 미국행 특송화물은 평균 7.8%를 인상해 대조를 이루고 있다. 한 민간 특송업체 관계자는 “EMS 물동량 중 약 40~50%가 일본행 특송화물인데 이를 인하시킨다는 것은 자기 시장을 확실하게 지키겠다는 교묘한 전략”이라고 분석이다.
그는 또 “어차피 미국 시장에 대한 가격 경쟁은 FedEx, UPS와 커다란 가격 차이가 있기 때문에 약간 인상시킨다 하더라도 시장 구조 자체에 대해서는 큰 변동이 없을 것이라는 예측때문이 아니겠느냐”고 덧붙였다.
더군다나 민간업체를 더 위협하는 것은 EMS의 계약요금제이다. 월 500건 및 2,000만원 이상의 물량에 대해서는 태리프의 70%까지 할인하는데다 납부 요금에 1% 마일리지 제도까지 시행하고 있어 한-일간 민간 특송업체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다른 민간 특송업체 관계자는 “현재 EMS의 전략을 분석하자면 원거리 서비스에 대해서는 가격을 인상시키고 중국, 일본, 동남아 등 근거리 요금에 대해서는 가격 인하 또는 대폭 할인을 통해 브랜드 파워를 높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번 EMS 가격 조정으로 한-일간 민간 특송업체는 일본 세관의 한국발 특송화물 검사 강화와 맞물려 큰 타격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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