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구덩이 같은 날씨가 지속되는 가운데 연중 가장 비수기인 8월 들어 택배사간 경쟁도 더욱 가열되고 있다.
전국 도로를 누비고 있는 일선의 택배인들의 땀방울이 굵어지는 만큼 무더위와 함께 짜증의 수위도 높아지고 있는 때이다.
그런데 최근 더욱 짜증나게 만드는 일들이 전국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어 10년만의 무더위만큼 택배인들을 더욱 짜증스럽게 만들고 있다.
개정된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에 의해 자가용 화물자동차 유상운송행위 단속이 본격화되자, 비영업용 택배차량에 대한 고발건이 빈번하게 발생되고 있다는 점이다.
자가용 화물차가 소위 ‘불법적인 유상 택배(운송)’ 행위를 한 것을 고발하는 것이 무슨 대수이겠는가라고 할 수 있겠으나, 문제는 그 고발 주체와 과정이 좀 지저분하다는 느낌이다.
비영업용 택배차량이라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는 녹색표지판이 보이면 고발하는 사람들이 해당 단속기관원이 아닌 같은 ‘택배밥’을 먹고 있는 택배인이라는 소식이다.
이들은 ‘치사한 택배 카파라치’라는 불명예를 감수하면서도 타사의 불법 비영업용 차량을 무보수로 몰래 촬영, 단속기관에 신고하는 ‘투철한 준법행위’를 하고 있다.
고발당한 차주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 또는 2년 이하의 징역이라는 중징계를 받게 된다. 사실상 더 이상 영업행위를 못하게 만드는 처벌이 아닐 수 없다.
이런 더러운 경험을 했다고 본지에 밝힌 영업소 또는 지점만 해도 안산, 의정부, 울산, 포항, 전주, 광주 등 전국적으로 분포돼 있다.
일단 불리한 내용이 있으면 철저하게 숨기는 택배업계의 특성을 감안할 때 이런 ‘더티(dirty)'한 사례들은 더욱 많을 것으로 짐작된다.
특히 이들 카파라치의 활동은 영업용 차량이 대부분인 서울 또는 수도권보다 지방에서 자주 출몰된다는 것이 업계의 전언이다. 지방 택배차량의 약 50% 이상이 대부분 비영업용 차량, 즉 불법적인 유상 택배 차량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고발당한 차주를 지입 또는 임대한 택배영업소나 지점들은 곤혹스러움을 넘어 심한 ‘배신감’을 표출하고 있다.
같은 바닥에 종사하면서 서로 사정을 또 뻔히 알면서 꼭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느냐라는 것이다.
지난 7월 말경 ‘택배 카파라치’에 걸려든 바 있는 안산의 모 택배 지점 관계자는 “피 튀기는 프로축구에서도 부상당한 상대팀 선수를 위해 공을 밖으로 차내기도 하는데…”라면서 택배 카라파치들의 몰인정함을 원망했다.
물론 할당 구역 내 경쟁자를 제거하기 위해서는 이 방법만큼 합법적이면서도 손쉬운 방법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합법적이라 해도, 또 아무리 경쟁사회라 해도 같은 바닥에 있는 사람들이 이런 치사한 행동까지 해야만 할까라는 의문점이 들면서도, 한편으로 택배업을 화운법이라는 큰 틀에 무작정 포함시켜 적용한데 따른 현상이어서 씁쓸함을 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