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원재료 수입 프로세스 변화가 관건, 유동적인 대응책 필요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 간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 지난달 23일부터 캐나다 오타와에서 3차 회담이 진행되고 있지만 협상 타결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한편 이번 NAFTA 재협상은 당사자인 3개국 뿐만 아니라 전 세계 무역마켓에 빅 이슈로 떠올랐다. 특히 비교적 안정적이던 북미 시장의 무역 기틀에 큰 변화를 초래할 전망이기 때문이다. / 윤훈진 부장


북미 자유무역 협정(NAFTA)은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 무역시장에 중대한 역할을 수행해 왔다.
NAFTA는 세계에서 가장 큰 4억 5천만 명에 이르는 무역규모를 창출하고 있는 손꼽히는 시장이며 캐나다, 미국, 멕시코 3개국 간 무역량은 NAFTA 협약 이후 1993-2015년 동안 약 4배 증가해 왔다.
무엇보다 북미지역은 전 세계 자동차 생산의 핵심지역으로 2016년 기준 약 1,810만 대를 생산하고 있으며 전 세계 자동차 생산량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다.
NAFTA는 지난 23년 간 캐나다, 미국, 멕시코 3국간 국경운송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수행했다.
1994년 처음 협약이 체결된 이후 캐나다, 미국, 멕시코 3개국 간 국경무역은 약 400% 이상 성장하였으며 트럭운송, 파이프라인운송, 항공운송 등 다양한 운송수단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
미국과 멕시코 간 거래되는 화물의 75% 이상이 트럭이나 철도를 통해 운송되고 있는 등 국경운송은 북미지역 무역의 주요 운송루트라 할 수 있다.
캐나다 수출량의 74%, 멕시코 수출량의 75%가 미국으로 운송되며, 미국 또한 캐나다와 멕시코에 각각 16%, 14%의 비율로 수출하고 있다.

원재료 수입, 미국의 무역시장의 알파이자 오메가

미국의 캐나다, 멕시코 등 인근 국가에 대한 원재료 수입의존도는 50%로 높은 수준이며 EU(37%), 중국(28%) 등 세계 주요 국가와 비교해도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KMI의 최근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북미지역 무역의 핵심은 완제품이 아닌 완제품을 위한 원재료, 부품 등 중간재라 할 수 있으며 미국의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원재료 수입의존도는 매우 높다는 것.
이와 같은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원재료 수입 의존도를 미루어 볼 때 NAFTA 재협상은 향후 공급사슬의 흐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NAFTA 재협상이 진행됨에 따라 미국 내 많은 기업들이 향후 공급사슬의 변화에 주목하고 있으며, 이는 북미지역 무역활동의 전반적인 행태 변화를 의미한다.
NAFTA의 변화는 캐나다, 멕시코로 완제품을 수출하는 것 외에 기존 북미시장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했던 원재료 조달의 공급사슬 붕괴가 가장 중요한 문제로 손꼽히고 있다.

완제품 생산 위한 각종 조달, 어디로

북미시장 내 NAFTA 재협상으로 인한 공급사슬 변화의 핵심은 완제품 생산을 위한 원재료 및 부품의 조달이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전 세계시장을 대상으로 완제품을 수입하는 경우 국가 전체의 물류비뿐만 아니라 공급사슬의 리스크가 증가하며 생산력 감소 및 일자리에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반면에 원재료를 수입하여 자국의 노동력을 통해 완제품을 생산할 경우 제품의 원가 절감, 품질 향상 등을 실현시킬 수 있어 글로벌 시장 내 경쟁력 향상에도 기여할 수 있다.
중간재 수입을 주로 담당하는 주요 도시들은 공급사슬의 주요 거점으로 NAFTA 재협상에 특히 주목하고 있다.
미국이 주로 캐나다와 멕시코에서 원재료, 부품 등을 수입하고 있지만 그에 따른 수입량은 산업의 구조 및 지리적 위치에 따라 상이하게 나타나고 있다.
텍사스, 미시간, 오하이오, 워싱턴 등 미국 내 핵심 주들은 매년 중간재 수입이 150억 달러를 넘는 수준으로 이는 미국 전체 중간재 수입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높다.
특히 미시간 주의 자동차 산업은 중간재 수입의 대부분을 캐나다와 멕시코의 공급업체에 의존해 왔으며, 자동차 시트, 타이어, 엔진부품 등 수 많은 부품들이 미시건 주 남동부에 위치한 생산공장에 유입되고 있다.

자동차뿐만 아니라 항공우주에 큰 영향

NAFTA 재협상은 북미지역의 주요 산업인 자동차 산업뿐만 아니라 항공우주 산업의 공급사슬
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항공우주 산업 또한 자동차 산업과 마찬가지로 공급사슬이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항공 산업단지가 밀집된 워싱턴이나 시애틀에서는 캐나다로부터 연간 10억 달러 이상의 항공기 부품을 조달받고 있다.
애리조나에서는 항공우주 기지 건설을 위해 멕시코로부터 3억 달러의 부품을 수입하고 있다.
캐나다, 멕시코로부터 수입한 부품을 이용하여 항공기 및 완제품을 생산을 통해 2016년 기준 항공우주 산업의 수출액은 총 1,480억 달러를 기록하였으며, 항공우주 산업의 성장으로 향후 수출액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미국 무역마켓, 성장하나 축소하나

KMI는 보고서를 통해 이번 NAFTA 재협상이 미국 무역시장을 성장 시킬지 혹은 축소시킬 것인지 판단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문제라고 언급했다. 실제 미국은 완제품을 수출하는 국가로서 원재료 조달을 위한 공급사슬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한편 NAFTA 재협상 이후 한-미 FTA에 대한 재협상이 이루어 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우리나라 또한 재협상 이후의 대응 방안을 마련하여 국내 무역시장을 굳건히 할 필요가 있다.
업계는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보호무역주의 기조가 형성되고 있는 점을 고려해 볼 때 세계 무역시장이 위축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은 우려했다.
또한 NAFTA 재협상 이후 한-미 FTA에 대한 재평가도 논의 되고 있는 바 NAFTA 재협상을 주도면밀하게 관찰하여 우리나라 제조·물류기업들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등 대응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