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간 교역 윤활유 일본COB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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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06.05.26 18:11   수정 : 2006.05.26 18:11
작년 4월 이후 모처럼 숨통…활성화 조짐

일본 도쿄로 가는 COB 하늘 길이 최근 다시 활성화되고 있다. 작년 4월 갑작스런 일본 세관의 한국발 COB 통관 금지 조치는 관련 당사자들에게 청천벽력 그 자체였다. 그러나 올해 들어 조심스럽게 나리타 세관이 문을 열기 시작했다. 그만큼 한-일간, 특히 서울-도쿄간 COB 운송형태는 막을 수 없는 흐름이 될 정도로 활성화되고 있다.
지난 호 청도 COB 탐방에 이어 본지는 지난달 4월 20일부터 22일까지 서울-도쿄간 COB 현장을 탐방했다. 다이나믹한 이 시장은 또 다른 업계군을 형성하고 있음을 직접 목도할 수 있었다. 이번 탐방은 도쿄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사실상 한-일간 COB 원조인 아오조라익스프레스(대표 : 정환신)의 도움으로 이뤄질 수 있었다. / 김석융 기자


지난 4월 20일 오전 8시. 인천공항 여객발권 카운터 A창구에는 아침 일찍부터 일본으로 나가려는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사람보다는 카툰박스들이 더 많았다. 이들 사람과 박스들은 모두 도쿄, 후쿠오카로 가는 티켓과 물표를 받으려고 긴 줄을 늘어서고 있었다. 한쪽에서는 테이핑 소리가 북적이는 소음을 더했다.
여기가 여객카운터이니 화물터미널인지 구분이 안될 정도다. 대부분 이른바 보따리성 COB(일명 ‘하코비’) 운송을 하기 위한 것이다. 주요 품목은 의류, 가죽제품, 액세사리 등 다양하다. 운송하는 사람들은 아주머니들(일명 ‘하코비 아주머니들’)이 대부분인데 도쿄만 20~30명 수준이고 오사카 10여명, 후쿠오카 10여명, 나고야 1~2명 등 모두 50여명 정도가 활동하고 있다고 아오조라 정환신 사장은 귀뜸했다.
1인당 무료 수하물 중량은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공히 35kg 이하이고 유나이티드에어라인(UA)는 40kg 이하인데 마일리지에 따라 그 폭은 최대 60kg까지 가능하다고 한다. 즉 얼마나 많이 무료 운송할 수 있느냐가 이 비즈니스의 관건이라 할 수 있다.

독특한 국제특송 ‘하코비’

‘하코비 아줌마’들이 하고 있는 운송은 거의 쿠리어 또는 COB 형태이지만 현지 세관에 COB등록을 하지 않은 관계로 ‘보따리’라는 명칭을 얻는 것이다. 이러한 형태는 한국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국제특송의 한 방법이다.
화물 집하(영업) 방법도 특이하다. 동대문 등 패션 의류업체들을 알고 아름아름 화물을 모아 항공사 여행사를 통해 티켓을 받은 후 운송하고 있다. 도쿄의 패션 거리인 시부야(최대 패션 거리), 하라주쿠, 오모떼산도, 요요기, 신주쿠, 센다가야, 다케시다도리, 바쿠로쪼(서울 명동과 같은 의류 디자인 및 도매상가) 등지에서 주문되는 디자인이 그날 동대문, 장안동, 용답동에서 제작돼 바로 다음날 저녁에 진열장에 전시될 수 있는 것도 바로 이 ‘보따리성 COB'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꼭 1년 전인 지난해 4월 전까지 이러한 운송형태는 일본 세관들이 혀를 내두를 정도로 엄청 많았다고 한다. 그러나 원산지 문제, 인보이스가격 속임 등을 이유로 4월 이후 전면 금지시켜 관련 종사자들의 애를 태우게 했다. 그 이후 조금씩 풀려져 올해들어 다시 증가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정 사장은 “일본 세관은 철저한 원칙주의여서 한번 실수하면 다른 한국 물량에까지 책임을 묻는 연좌제까지 적용하고 있다”며 “우리가 물량의 80%까지 점유했지만 4월 연좌제 때문에 피해를 볼 수밖에 없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그에 따르면 한-일간 COB는 정확한 분업에 의해 실행되고 있다. 여행사-‘하코비’-통관업체-현재배송업체 및 지방 배송 택배사로 나뉘어 수행되고 있다.

철저한 일본 나리타 세관

오전 9시 15분 대한항공 KE701편을 타고 도쿄 나리타공항에 도착하자 여객 수하물 컨베이어 벨트에서 기자의 이름으로 운송된 COB 물품을 찾았다. 오소리 가죽 손가방으로 모두 8개 박스에 달했으나 부피에 비해 110kg에 불과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검색대에서 나리타 세관원이 박스 하나를 개봉한 뒤 이상하다는 듯 고개를 내저었기 때문이다. 급기야 다른 세관원들 서너명이 더 와 모두 개봉해 봐야 겠다고 한다.
일본어를 모르는 기자는 그들이 왜 그러는지 알 수 없어 당황스러워 했다. 그러나 동행한 아오조라 정환신 사장이 쫓아와 문제를 해결해 주었다. 정 사장은 “인보이스상의 개수와 실제 박스 개수가 맞지 않아 그러니 모두 개봉하는 것이다”라고 전했다.
다행히 개수가 모두 맞음을 확인한 세관원들은 다시 모두 담아 테이핑해 주었고 관세(13.5%) 납부 후 검색대를 빠져 나올 수 있었다. 놀란 가슴을 쓸어내린 기자는 일본 세관의 철두철미한 검색 작업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품목이 과연 오소리인지, 원산지 표시가 제대로 찍혀 있는지, 개수가 맞는지를 꼼꼼히 살피는 모습에서 일본 세관원들이 COB 물품에 얼마나 민감해 하는지 알 수 있었다. 또한 원래 100달러까지는 무관세인데 COB 자격증이 없는 물품에 대해서는 상업용의 경우 무조건 관세를 매기고 있는 상태였다.
정신환 사장은 “이 때문에 OBC(일본에서는 COB를 이렇게 부른다) 등록을 나리타 세관에 요청했는데 8개월이 지나도록 회신이 없어 다시 시도해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그러나 지난 5월 17일 정 사장에 따르면 아오조라익스프레스의 OBC 자격증이 5월 중에 나올 것이라는 통보를 받았다고 한다. 이로써 아오조라는 한국계 특송기업으로는 유일하게 나리타세관의 COB 등록업체가 됐다).

디자인후 하루만에 진열…COB 덕분

나리타공항을 빠져나온 우리 화물은 공항 앞 인도 위에서 분류작업을 하는 한 무리의 사람과 화물을 만날 수 있었다. 그곳엔 공항 검색대에서 만난 ‘하코비 아줌마’의 모습도 보였다. COB 등록업체일 경우 통관장에서 통관을 할 것이지만 그런 업체는 일본 현지 업체 5개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모두 무등록 업체이기 때문에 도로 옆 인도에서 분류작업을 하는 것이다.
한 눈에 봐도 수많은 물량이었다. 한-일간 바이어와 화주들이 COB를 선호하는데 대해 정환신 사장은 “항공화물의 경우 예약에만 3박 4일이 걸리는데 COB는 그날 저녁에 매장에 진열할 수 있는 신속성을 가졌기 때문에 선호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패션거리 하라주쿠에서 신상품 디자인이 밤 11시에 나오는데 이때까지 문여는 곳은 아오조라 밖에 없다”며 “이 때 픽업해 아침에 한국 항공편으로 보내면 그 다음 날 샘플이 나오고 저녁에 바로 진열할 수 있게 되기 때문에 COB가 인기를 누릴 수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음 날 기자는 다른 지방에서도 도쿄를 오면 꼭 방문한다는 시부야 109를 가보았다. 대부분 중고가 제품이 밀집된 이 건물에는 최신 디자인 상품들이 진열돼 있었다. 중국의 산업화로 한국제품이 중국산 제품에 밀렸지만 이제 중고가 제품으로 인식돼 인기를 끌고 있는 실정이라는 이곳 한 상점 직원의 설명이다.
그 직원에 따르면 3~4년 전에는 장안동, 용답동, 동대문 등의 업체들이 일본서 디자인을 받아 만들었지만 지금은 중국의 한국인 공장에서 주로 나와 현재 한국산 의류가 40~50% 정도 줄었다. 그러나 워낙 질적으로 차이가 있어 중고가 차원에서 한국제품을 선호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밖에도 도쿄 내 다케시다도리(집시풍 거리), 신주쿠(한인 상점 밀집지역으로 한류상품 판매지역) 등을 방문해 COB를 통해 발빠르게 진열되는 품목들을 둘러 볼 수 있었다.
한편 도쿄 내 사가와큐빈 택배터미널을 방문, 그 규모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약 10만 평 규모에 대형 터미널 4개 동이 있는데 정 사장은 “이같은 규모가 도쿄에만 12군데 더 있고 중소 터미널 규모가 약 10여개 있다”고 말해 기자를 더욱 놀라게 했다. 현지 사가와큐빈 관계자에 따르면 하루 처리량이 500만 박에 달한다고 하니 그 정도의 인프라가 될 수밖에 없음을 알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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