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항의 딜레마...대안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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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06.05.08 13:09   수정 : 2006.05.08 13:09
    광양항의 딜레마...대안은 무엇인가
  
    항만간 과잉경쟁.텅빈 배후단지.인지도 부족 등 문제 산적
    전문가들, Co-petition 통한 부가가치 항만이 돼야...

제 2의 관문 광양항이 딜레마에 빠져있다. 정부의 지속적인 투자에도 불구 컨테이너 물동량은 전체 선석에 55%에 불과하는 등 기대치에 못미치고 있다. 설상가상격으로 부산 신항의 최근 개장과 중국 상해의 양산항 본격 가동은 동북아시아 중심항이라는 목표를 무색케하고 있다. 양항체제(Two Port System)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시점에서 최근 주목할만한 세미나가 개최됐다.
지난 4월 19부터 21일까지 3일간 광양커뮤니티센터에서 광양시 주최로‘제4회 광양항 국제포럼’이 열렸다. 격년 주기로 개최되는 이번 학술 세미나에는 총 500여명의 산.학.연 관계자가 참석, 광양항의 현재 상황과 발전방향에 대해 진지한 논의를 갖는 자리였다.
발표자들은 대부분 광양항이 새로운 부가가치 항만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출혈적 경쟁을 피하고 '항만클러스터'를 조성, 부산항을 비롯한 동북아시아 주요 항만과의 협력적 경쟁 구도를 끌어내야 하며 항만 배후부지내 다국적 기업의 유치, 특화된 서비스 항만으로 진화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본지는 이번 포럼에서 발표된 20개 보고서 중 광양항의 미래 대안과 관련된 주요 보고서를 중심으로 지상중계를 한다. / 광양 = 최인석 기자.최성모 기자

●…협력과 경쟁의 묘(妙)‘코피티션’= 이번 국제포럼에서 첫 발표에 나선 이성웅 광양 시장은 부산 신항을 의식하듯 출혈적 경쟁보다는 상생적 경쟁 전략이 필요하다고 설파했다.  
그는 광양항이 직면한 문제는 중국항만 및 부산 신항과의 지역적 경쟁과열이라고 지적하며 부산항과 광양항은 코피티션(Co-operation)전략을 통해 중국 동해안 항만들과의 경쟁에 나서야 주장했다. 이 시장은 "동북아 지역의 환적물동량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양항체제(Two Port System)에 있는 부산항과의 협력관계가 반드시 필요하고 그 관계는 상생(Win-Win) 전략이어만이 가능하다"고 강조 했다.

●…자생력이 키워드 = 광양항 컨테이너부두 운영주체인 컨테이너부두공단의 정이기 이사장은 광양항은 그동안 자생력을 키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항만 이용료 절감 추진, 항만마케팅 강화, 배후 단지 조속 마련 등을 통해 외국 기업을 유치해 오는 2007년까지 300만TEU의 물동량을 광양항에서 처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정 이사장은 예측했다.  
그에 따르면 배후물류단지 조성을 위해 오는 2008년까지 3단계 걸쳐 총 58만 8,844평에 달하는 부지에 배후물류단지 조성을 계획했으며 올해 안에 1단계 조성 지역인 11만 6,809평이 조기 조성될 예정에 있다.
또한 광양항 활성화를 위해 획기적인 인센티브(Incentive) 제도를 시행 ’05년부터 총물량 개념의 선사 볼륨 인센티브(Volume Incentive)제도를 신규, 기존, 피더, 부정기선 등으로 나눠 실시했고, 물량유치 실적과 연계한 운영사 목표 물량제를 시행하고 입·출항료 및 접안료를 완전 면제 했다. 또한 올해부터는 선사 볼륨인센티브제를 기존선사의 신규 또는 단독기항 선박에 대한 선사에 대한 인센티브 제도로 확대 시행할 계획이다. 또 KGPS(Korea Gwangyang Port Syhyup) 카드제를 도입, 전년대비 증가물량인 신규 컨테이너화물에 대해 국내외 화주 포워더, 선사 등을 대상으로 실시 항만 이용자의 이익을 제공 하고 있다고 밝혔다.  

●…단순환적보다 부가가치 집중해야 = 그러나 평택대학교 백종실 교수는 광양항의 현재 문제점을 조목조목 꼬집으면서 단순 환적 물동량 유치에만 급급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부산항, 광양항, 인천항은 자유무역지역으로 지정됐으나 항만배후단지 부족으로 입주의사를 표시한 글로벌 기업과 물류기업을 유치하지 못한 사례가 2001년 8월 이후 17건 이상 발생했다”며 "부산항, 광양항은 컨테이너 부두만 개발했지 보관, 포장, 분류, 가공조립, 상표부착 등 부가가치 물류활동을 수행할 수 있는 물류 센터, 창고 등 공간은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단순 환적 화물만 유치하는 것은 항만 및 국가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적다”며 “따라서 부가가치 물류활동이 활발히 이루어질 수 있는 배후 물류단지를 조속히 건설해 중국 등 항만과 네트워크를 구축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부가가치 서비스를 제공할 때 단순 환적의 경우보다 10배 이상 부가가치를 가져온다고 백 교수는 강조했다.

●…다국적 기업 유치로 배후부지 강화 시급 = 같은 맥락에서 김학소 해양수산개발원 본부장도 부가가치를 위한 항만 배후부지 육성을 재삼 강조했다. 김 본부장은 “국내 항만은 그 동안 항만배후물류단지의 개발에 충분한 투자를 하지 못했다”며 “항만시설의 부족을 해결하는 데만 전념하다보니 배후단지까지 신경쓰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에 따르면 최근 중국의 항만 물동량이 폭증하고 있는 것은 경제특구의 개발과 항만배후지역의 자유무역지대 정책이 대성공을 거두었기 때문이라는 것.
이에 김 부장은 광양항 가장 확실한 방법은 중국, 인도, 베트남에 진출해 있는 국내기업 뿐만 아니라 국제 다국적 기업들의 물류 본부를 우리나라의 항만배후단지에 끌어들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선진 외국항만 벤치마킹 필요 = 국립싱가포르대학 호세 통존 교수는 이성웅 시장과 비슷한 논조를 펼쳤다. 그는 광양항의 상황을 싱가포르항과 탄중펠레파스항과 관계를 예로들어 '항만 클러스트'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호세 통돈 교수는 말레이시아의 탄중펠레파스항이 등장하자 싱가포르항은 경쟁항만과의 정면대결과 협력방안을 모색하는 방향과 선진해운 항만과의 사업제휴를 통한 벤치마킹을 생존전략으로 선택했다고 한다.
특히 호세 통돈 교수는 “지역 내 항만 경쟁은 항만 이용자에게만 이익이 돌아가기 마련"이라며 “선사들은 저비용 운항을 위해 항만간 경쟁을 부추겨 항만 인센티브 제도 등과 같은 출혈경쟁을 야기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때문에 항만운영자는 항만간의 경쟁보다는 협력을 통한 수익 창출에 눈을 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항만 브랜드화 확대 필요 = 김성준 한국해운물류학회 사무국장은 ‘포트세일즈’라는 관점에서 다른 의견을 내놔 시선을 모았다. 김 사무국장은 “광양항의 인지도를 높이는 차원에서 항만 박물관 건립 등 브랜드를 높여야 한다” 주장했다. 그는 또 “광양항은 시설과 운영면에서 세계적 수준이지만 항만 이용자들은 부산항을 우리나라 대표적인 항만으로 인식하고 있는데 이것이 부산항을 선택하는 요인 중 하나가 되고 있다”고 말해 국내외 인지도 확보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항만클러스터 구축 필요 = 동서대학교 한철환 교수는 “광양항은 신생항만으로 선진 해운국들이 추진하고 있는 해사클러스터와는 다른 차원인 '항만클러스터(Port Cluster)'를 추진해야 한다”는 대안을 제시했다. 항만클러스터란 항만 및 항만인접지역이라는 지리적 공간에 입지한 전후방 연관 산업과 연구소, 대학, 협회 등 관련기관들 간 네트워크 또는 복합단지화(Complex)를 말한다.
한 교수에 따르면 항만클러스터는 화물처리업무가 핵심부문이 되고 선박 및 화물입출항 관련 서비스가 주요 연관 산업이 되는 것이다. 이에 광양항의 항만클러스터 성공요인은 무엇보다 신규 물동량을 창출, 많은 연관 산업들을 유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게 한 교수의 대안이다.
또한 한 교수는 “광양항은 대부분의 항만클러스터 구성원들이 존재하고 있는 기존항만과 달리 클러스터 도입 시 기능적 집적뿐만 아니라 항만클러스터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는 공간적 배치에 대한 고려가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하며 이를 위해 “항만클러스터 구축 초기단계에서 중앙정부나 지방정부가 클러스터의 비전 제시자로서 클러스터 맵 작성을 포함한 장기 발전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반적으로 광양항의 미래 대안은 물동량 유치를 위한 출혈 경쟁보다는 부산항과 협력적 상생구도로 가야한다는 것이 이번 포럼의 핵심이었다. 그러나 이같은 주장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 방안이 나오지 않아 실현 가능성을 의심케 했다. 실제로 참석자 중 부산항만공사 관계자는 “부두 투자에 몰두한 양 항이 또 다른 부가가치를 위해 새로운 투자를 추가하기에는 비용과 시간적인 측면에서 낭비적 요소가 있다”고 꼬집으며  “차라리 광양항의 성격 자체를 피더(Feeder) 항만으로의 역할에 충실하도록 CFS, 일반 창고 물류 등을 더욱 늘리는 방안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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