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주년 특집]포워더에게 길을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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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4.07.09 17:24   수정 : 2014.07.09 17:24
Special Article - 창간기념특집

레드오션 마켓 속에 살아남는 비결은?
국제물류 환경 변화에 적극 대응해야

얼마전 통계청이 국제물류주선업체 즉 포워더 수가 발표됐다. 3,587개 업체란다. 등록수만 봐도 이 업종이 얼마나 활성화되어 있는지 알수 있다.

2000년에 879개사였던 것이 2008년 1,400여개 그리고 6년이 지나 3,500개사를 훌쩍 뛰어넘으니 숫자로 보면 거리의 치킨집이나 원두커피점의 증가율을 방불케 한다. 그런데 이것은 분명 허수고 허상이다.

실질적으로 포워딩 비즈니스를 운영하는 업체는 1,500여개 업체 정도로 봐야 할 것이다. 1년에 자기 명의의 B/L을 발급하는 업체를 기준으로 하는 것이다. 항공 전문 포워딩은 이 보다 훨씬 적은 600여개로 봐야 한다.

특히 작년부터 본격화된 불황기로 인해 폐업하는 포워더들이 줄을 잇고 있다. KIFFA에 따르면 표면적으로 드러난 폐업 포워더만도 작년에 200여 업체나 된다고 한다.

질적으로도 포워더의 영업환경은 계속 악화되고 있다. 수익력은 10년전이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아니 오히려 훨씬 못미치고 있다. 반면에 인건비와 고정비는 계속 인상되고 있다. 과연 국제물류산업은 어떻게 해야 살아 남을 수 있을까? 창간 9주년을 즈음하여 근원적인 질문을 던져 본다. / 김석융 부장


지난해 A면세점 입찰에서 벌어진 해프닝이다. 수입화물 국제물류 입찰에서 A면세점은 포워더를 선정하고 담당자가 경질된 것이다. 경쟁업체인 B면세점이 받은 가격에 비해 훨씬 높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이미 선정된 업체들을 무효화하고 다시 입찰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빅브라더 화주의 횡포를 볼 수 있는 단면이 아닐 수 없다. 그래도 포워더들은 A면세점이 하자는대로 끌려 갈 수밖에 없었다.

조금 규모있다는 화주들은 물류 자회사를 만들고 '옥상옥' 입찰을 하고 있다. 소위 2자 물류기업들이 수행하는 것은 해당 그룹에서 연간 물량을 받아 가장 저렴하면서도 가장 서비스 질이 좋은 포워더를 찾는 것이다. 물론 메인 지역의 물량은 직접 오퍼레이션을 하면서 경험(?)을 쌓아 나중에 모든 물량을 취급하는 것이다. 예전같이 국내에서 생산하여 해외로 수출하는 루트가 아닌 제3국 조달 및 생산이 활성화되자 물류가 곧 '돈벌이' 중 하나라는 인식이 이미 다년간 진행되어 왔기 때문이다.

포워딩 업계에서 말하는 '물류의 이상적 구조' 즉, 기업은 상품개발과 생산에 집중하고 포워더는 국제물류는 제3자 물류업체가 담당한다라는 개념은 그냥 '이상'이 되어 가고 있다. 재벌 위주의 산업구조와 국제화·첨단화되는 산업구조는 이를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진화하는 화주, 끌려다니는 포워더

포워딩 업체 경영자들을 만나면 하나같이 옛날 얘기를 한다. 인터넷, 이메일도 없던 시대, 텔렉스와 팩스로 교신하고 섬유 관련 제품이 가장 많았던 시대를 떠올리면서 '그때가 좋았다'고 한다.

맞다. 그때가 좋았다. 물류나 로지스틱스가 무슨 용어인지도 몰랐던 그 때, 포워더(국제운송주선인)를 통해야만 해외로 수출할 수 있었던 시대가 좋았다. 시장 진입도 매우 제한적이었던 그 당시 포워더는 숨어있는 천상의 직업이 아닐 수 없었다. 그런데 화주인 기업들은 정보화와 국제화에 힘입어 물이 아래로 흘러가듯 자연스럽게 변했다. 그리고 국제물류정보를 계속 축적해 나갔다.

화주들은 이제 '물류'나 'Logistics'라는 용어뿐만 아니라 '연쇄공급망관리(Supply Chain Management)'에도 친숙하게 됐다. 2000년대 초 광풍처럼 불어닥친 전사적자원관리시스템(ERP) 구축 확산으로 조달, 생산, 판매 등 모든 단계에서 발생되는 비용을 연구하고 개선시켜 왔다.

기업 경쟁력은 가장 적은 비용으로 최상의 효과를 이룩해 내는 것이 현재를 버티는 지상과제가 됐다. 이 때문에 화주들은 특히 물류비용을 최소화하는데 혈안이 되고 있다. 그렇기에 화주들에게는 국제운송분야는 비용 절감의 대상이자 서비스 개선의 대상일 뿐이다. 이 때문에 운임, 스케줄, 현지 물류 비용 등 모든 정보를 데이터베이스화하기 시작했고 이 정보들을 바탕으로 거의 실시간으로 건별 물품의 물류계획 및 비용을 가늠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우리나라 포워딩 업계는 이같은 화주의 발빠른 행보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했다. 모 포워딩 업체 경영자는 "고정 거래처가 요구하는 국제운송 니즈가 해가 갈 수록 다양해지고 복잡해지고 있지만 그에 따른 적절한 대처를 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라고 고백했다.

그에 따르면 이미 수년전부터 그 거래처는 해상/항공 운임의 변화폭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고 심지어는 포워딩 서비스의 마진 포인트가 어디인지 꿰차고 있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마진은 커녕 이븐도 지키기 어려운 형국이 되어 버렸다는 것이다.

국가산업이 소수 재벌에 편중되는 현상도 현재 포워더들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다. 삼성, 현대, LG, SK, 한화, 두산 등 소위 글로벌화되고 있는 대기업들의 경제 비중은 전체 우리나라 GDP의 40%에 달한다. 이들 기업들에 관련된 협력사들의 경제 활동을 생각한다면 60%에 육박할 것이다. 화물 비중도 거의 맥을 같이 하고 있다는 점을 봤을 때 결국 포워더들은 먹을게 없다는 뜻이다.

이들 대기업들은 물류 자회사는 물론이고 정확한 SCM 체계를 구축하면서 물류비용을 줄여나가고 있다. '역(逆) 오퍼'라는 수단을 써가면서 포워딩 업체간 경쟁을 부추기고 있다. 포워더들은 정당하게 물류서비스를 제공하고 솔루션을 제시하고 있음에도 결국 '치고들어오는' 다른 경쟁사 때문에 허망하게 거래처를 잃고 있다. 포워더들이 화주를 리드하지 못하고 끌려다니고 있기 때문이다.

이합은 없고 집산만 존재

화주들의 빠른 진화 속도에도 불구하고 포워더들은 계속 과거에만 얽매이고 따라가는 수준에 불과하다. 가격경쟁에만 치우치고 있어 제살깎기 영업은 계속되고 있는 형편이다. 그러나 화주나 다른 환경 핑계만 댈수 없는 노릇이다.

업계 내부적으로 정화되지 않고 분열하는 모습이 고착화되어 있다. 요즘 시장에서는 원가 개념없이 마이너스 수익을 감수하면서 입찰에 응할 때마다 화주들은 쌍수를 들고 환영한다. 서비스는 장삼이사이니 어떤 포워더를 쓰더라도 가격만 좋으면 되지 않느냐는 것이 화주들이 국제운송 마켓을 보는 시각이다.

그렇다고 담합을 하자는 것은 아니다. 최소한의 가격 제한선이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는 뜻이다. 그리고 프레이트 포워더 즉, 진정한 국제물류주선업체가 되기 위해서는 가격에 일희일비할 것이 아니라 화주가 진짜 원하는 깔끔하고 신속한 서비스가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아직까지 우리나라 포워더들의 활동영역이나 전문성 등은 외국계 기업에 비해 열악한 것이 사실이다. 첫째, 서비스 범위의 다양성이 낮다. 선진국 및 선진물류기업들의 공통점 중 하나나는 서비스 범위가 매우 넓고 다양하다는 점이다. 단순한 수송기능에서 부가가치를 향상시킬 수 있는 다양한 물류기능들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화주기업의 물류업무에도 직접적으로 관여하는 컨설팅 기능까지 제공하고 있다.

둘째, 물류공동화 전략과 같은 부가가치 서비스가 부족하다. 화주기업의 요구가 물류전반에 걸친 아웃소싱으로 확대되는 과정에서, 물류기업은 단독으로 고객의 요청내용을 구현하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물류기업과 파트너 관계를 모색하고 물류자산에 대한 공동투자를 요청하는 경우가 있다. 이는 화주기업의 차원에서도 핵심사업 분야에 자원을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한편, 물류분야에 대한 장기적 관점의 투자와 물류관리 노하우의 내재화를 강구하기 위함이다. 이러한 배경하에서 물류공동화는 화주기업은 물론 물류기업 간에도 적극적으로 추진이 되고 있다.

영세성이 '원죄'

이같은 구조는 근본적으로 포워더의 난립이 원인이다. 난립은 곧 규모화되지 못하고 영세성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와 맥을 같이 한다.

해양수산개발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물류기업 1개사 당 종사자 수는 1980년 평균 61.8명이었으나 2008년에는 3.4명으로 감소했다. 또 1980년 물류기업 1개사당 평균 9억 3,000만원이었으나 2008년에는 6억 4,0000만원으로 급감했다.

기업규모의 영세성은 해외와 비교해서도 극명하게 드러난다. 기업당 종업원 수가 2007년 기준으로 독일 13명, 이탈리아 5명, 영국 14명으로 나타나고 있고 한국은 불과 3명밖에 안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매출액은 2007년 기준으로 29억원, 이탈리아 12억원, 네덜란드 40억원, 영국 37억원이지만 한국은 3~4억원 수준에 불과했다. 기업당 매출액이 네덜란드에 비해 13분에 1 수준이고 이탈리아에 비해 4분에 1, 나머지 국가들에 비해 10분에 1 수준에 불과한 것이다.

이처럼 우리나라 포워딩 업체들이 영세성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업체수가 과다한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투명하지 못한 거래구조가 업계를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포워더의 리베이트는 국내뿐만 아니라 외국에서도 관행처럼 이루어지고 있으나 우리나라의 경우 과당경쟁으로 리베이트 금액이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높은 리베이트 관행은 국제물류기업만이 아닌 비용을 최종적으로 부담하는 실화주의 수출경쟁력까지 저하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또 불필요한 외하가 해외로 유출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한진물류연구원의 박영재 박사는 "포워더는 우리 몸의 혈과과 같은 연결고리 역할을 하고 있지만 1990년대부터 외국계 포워더들이 진출하면서 규모적인 측면에서 특히 위협을 받고 있다"며 "포워더는 국제물류의 프로세스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기업군인만큼 화주에게 화물을 운송, 하역, 보관 등 전체 프로세스를 확장할 수 있다"고 말해 포워더의 잠재 가능성을 높이 샀다.

그러나 박 박사는 "문제는 포워딩 업계가 과잉경쟁으로 치달으면서 영세성을 탈피하지 못하고 있어 정작 필요한 사업의 재투자 및 재생산을 하지 못하고 있는데 이는 자체적인 정화 노력도 필요하지만 정부의 관리 감독 및 지원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한국형 포워더의 미래는?

화주는 분명 '갑'이고 포워더는 '을'이다. 이런 현상은 유독 우리나라에서만 두드러진 것 같다. 일본을 비롯한 서구 사회나 아프리카, 중남미에서는 전혀 다른 관계가 설정된다.

규모화된 포워더가 많은 서구사회에서는 대등한 관계가 기본이고 심지어는 '갑'의 역할을 하고 오지 국가에서는 아예 '갑'의 역할을 한다. 물론 경쟁 구도가 우리나라처럼 치열하지 않는 이유도 있지만 선진물류기업들은 다양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선진물류기업들이 가지고 있는 경쟁력이란 바로 SCM 능력이다. 화주기업의 물류유통경로를 정확이 이해하고 공급사슬관리에 깊숙히 관여하고 있다. 원재료의 조달에서부터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고객에게 전달할 때까지 효율적이고 비용 절약적인 원재료의 흐름과 저장, 재고관리과정, 최종제품, 관련정보의 흐름을 계획 시행 관리하는 프로세스를 관여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의 포워딩 개념이 화물운송의 주선 개념에 머물러 있다면 (물론 일부 대형 물류기업들은 포괄적 개념으로 발전시키고 있다), 선진물류기업들은 물류의 집중 및 배송(Warehousing & Distribution)을 하고 있다.

또 다른 경쟁력 요소는 물류비용의 절감 능력이다. 화주에게 비용측면과 서비스 측면으로 구분하여 오퍼하고 기본적으로 화주기업의 비용절감에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융통성, 재고관리, 리드타임 개선 등을 통해서 궁극적으로 화주기업들에게 물류비용의 인하 효과를 제공해야 한다.

이외에 정보기술 능력, 인적자원 보유 능력, 경험요인 등을 갖추고 있어야 포워더는 화주와 진정한 파트너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인력자원부분에서는 현재 업계에서 어려워하는 부분이다. 최근 본지 조사에 따르면 경력 3~5년차 직원을 뽑기가 매우 힘들다. 수년간 신규직원을 채용하지 않았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이제 신입 인력들을 채용해야 할 시기가 왔다.

그러나 영세한 규모에서 신입직원을 교육시킬 재원이 없다는 것이 문제다. 이를 위해 재교육을 최소화할 수 있는 실질적인 교육기관을 활성화해 기업들의 인력교육 부담을 덜어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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