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별로 놀랍지도 않아, 사측-일감 몰아주기 연관 없어..법적 대응 밝혀

연매출 12조원의 현대글로비스가 실제 운송에 관여하지 않고 가짜 세금계산서를 발급한 것으로 검찰에 적발됐다.

3일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는 수출 물류 계약과 관련해 100억 원 어치에 가까운 가짜 세금계산서를 발행한 혐의로 현대글로비스 미국 이모 이사와 회사 법인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현대글로비스는 2008년 1월부터 2010년 6월까지 149차례에 걸쳐 중고자동차 해외운송 대행업체 F사에 운송 관련 용역을 제공한 것처럼 가장해 99억 4천여만 원 상당의 세금계산서를 F사에 발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 이사는 수출물류팀장 재직 시절 중고차 해외 운송 대행업체인 F사와 자동차운반용 선박을 보유한 C사의 국내대리점 Y해운 사이에서 운송 제공은 하지 않았도 매출실적을 높이기 위해 세금계산서를 허위로 발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즉, 실제 거래는 F사와 Y해운 사이에 진행됐지만 현대글로비스가 두 업체 사이의 운송을 중개해준 것처럼 포장했다는 내용이다. 또한 허위 세금계산서로 매출을 늘리고 운송대금의 2~3%를 수수료로 챙기면서 2억여 원의 수익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세금계산서에서 공급가액이 차지하는 비중이 글로비스 전체 물량의 2% 미만 수준”이라면서도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비판을 의식해 현대차 부품 수출업무 외에 거래선을 다변화하고 영업 영역을 확대한 것처럼 보이도록 했다”고 전했다. 또한 해당 회사는 선박왕 권혁 회장이 운영하는 C사의 국내 대리점으로 검찰은 당시 국내 자동차 운송 참여를 염두에 둔 C사의 이해관계와도 부합했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검찰은 이 이사와 함께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급한 현대글로비스 직원 최모씨에 대해서는 기소유예 처분했다. 검찰 관계자는 “Y사는 글로비스와 거래를 트면 더 많은 수출물량 받겠다는 기대감이 있었고, 글로비스는 현대차그룹 이외에 다른 거래선이 있다는 형식을 갖출 수 있기 때문에 서로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사태에 대해 한 관계자는 일감몰아주기 논란을 피하기 위해 가짜 세금 계산서를 발행한 것으로 보기에는 그 금액 규모가 작다고 말했으며 하지만 당시 현대글로비스의 그룹의존도가 높아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제제를 받았던 시기였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이번 적발이 놀랍지 않다며 글로비스가 그룹 물류 비중을 높이면서 기존 중고차 운송 외에도 제철 등 다른 분야에서도 운송에 직접 관여하지 않지만 관계사들로부터 수수료를 컨설팅 등 각종 명분으로 받는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대부분 관계사들이 장기 거래를 위해 조용하고 있었을 뿐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글로비스는 이번 기소에 대해 억울함을 호소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당시 중고차 해상 화물 운송 주선업자로서 정상적인 허가를 받고 사업을 진행했으며 문제 발생시 향후 소송을 통해 규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