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오 유라시안 시대에 대비해야”
대우자판, TSR보다 TCR 통한 수출 루트 선호

“요즘 CIS(독립국가연합) 지역 물류비는 강도 수준입니다”
지난달 초 대우자동차판매(주)(대표 : 이동호) 수출부의 이병하 부장은 TSR(시베리아횡단철도)의 운임 30% 인상에 따라 물류비가 폭등했다고 전했다.
이 회사의 중고 자동차 주요 수출지역은 중앙 아시아 지역 및 중동지역이기 때문에 TSR 운임인상은 피부로 느껴지는 현실의 장벽이기 때문이다.
전직 물류업체에 근무한 경험이 있어 국제 복합운송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은 물론 국제정세에도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는 이병하 부장은 TSR에 대해 조목조목 비판했다. 그는 “운송 시간만 한달이 걸리는 해상운송보다 부산~유럽까지 19일밖에 걸리지 않는 TSR은 과거 TEU당 1,900달러대일 때 경쟁력이 있었다. 하지만 현재 수요가 늘어나면서 무모하게 운임을 인상시켜 몇 가지 문제점에 더해 경쟁력이 크게 떨어졌다”고 비판했다.
이 부장이 말하는 TSR의 문제점이란 우선 동·서향간 화물 불균형 때문에 화차 부족현상이 극에 달해 화물 지체시간이 오히려 해상보다도 더 길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대형화주 중심 정책을 펼쳐 중소형 화주들이 상대적으로 불리한 상태인데다 러시아 정부의 철도 투자가 미약하다는 점 등 때문에 30%의 운임인상은 ‘미련한 짓’이라고 이 부장은 쏴 붙였다.
그는 “게다가 겨울철에는 Freezing 현상(철도 화차 외부보다 내부의 온도가 더 내려가 화물을 손상시키는 현상)이 심하는 등 메리트가 없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 TSR 운임인상 “강도수준”

이 때문에 이병하 부장은 TSR보다 TCR(중국횡단철도)을 통한 유라시아 복합운송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그 이유로 우선 TSR과 달리 TCR은 우리나라와 광폭 궤도가 같이 화차간 이적을 할 필요가 없다는 점이다. 물론 TKR(한반도종단철도)이 연결될 경우에 효과를 볼 수 있는 상황이지만 현재로서도 이 점은 큰 이점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이 부장은 주장했다.
아울러 중국의 적극적인 철도 투자 정책을 꼽고 있다. 이는 미국이 이라크, 이란, 아프가니스탄 등 서쪽 지역에서 압박해 들어오는 것에 대응하기 위해 TCR을 통한 인도차이나, 서남아시아, 중동, CIS 국가 등으로 연계를 모색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예로 중국은 최근 카자흐스탄과 중국과의 국경지대인 코르가스에 대단위 자유무역지역(Free Trade Zone)을 만들고 있다.
또한 TCR의 장점은 트랜짓 타임이 TSR보다 빠르고 안정적이라는 것이다. 특히 광동성에서 모스크바로 갈 경우 15일밖에 안 걸린다. 뿐만 아니라 보다 남쪽을 지나기 때문에 겨울철 Freezing 현상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한다. 아울러 TCR을 통해 인도, 중동, 터키, 유럽, 북부아프리카까지 연결할 수 있는 다양한 루트 생성이 가능하다는 점을 이병하 부장은 설명했다.
이 부장은 “우리나라 TSR과 같이 러시아 정부에 끌려다니지 않으면서 TCR 루트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선사 및 포워더 공동으로 COC(Compay Owned Container) Dopot 기지를 공동으로 만들어 컨테이너 수급을 원활히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TCR통한 유라시아 멀티모델 창출해야”

한편 지난 2004년 2만 5,000대, 2005년 9,000대의 중고 자동차 수출 실적을 올린 대우자동차판매의 주요 중고차 수출지역은 요르단, 이라크, 러시아, 몽골, CIS지역, 아프리카, 중남미 등 세계 각국으로 브랜드에 상관없이 중고 자동차를 수출하고 있다.
이 부장은 “지난해에는 미국이 중고차가 테러의 수단으로 이용된다고 하여 수입금지조치가 내려져 급감했다”며 “그러나 올해에는 약 1만 2,000대의 수출이 예상되고 있다”고 밝혔다. 선사와 직계약을 하지 않고 약 10여개 포워더에게 국제운송을 위탁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병하 부장은 또 포워딩 업계에 대해 쓴소리도 했다. 그는 “‘운임 따먹기식’ 경쟁은 그만두고 함께 힘을 모아야 할 때다. 이제 네오 유라시안 시대가 도래될 경우 내실과 자산을 갖추기 위해서는 공동으로 터미널 기지를 갖출 정도의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일침을 놨다.
그는 또 “캐리어나 철도 회사를 중심으로 비즈니스 하는 것은 진정한 포워더가 아니다”라며 특히 중소화주를 위해 신경 써 줄 것을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