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고객의 입맛까지

  • parcel
  • 입력 : 2010.01.15 17:19   수정 : 2010.01.15 17:19
고객의 입맛까지
저희 고객 중 가방을 전문적으로 만들어 수출하는 A 사장이 있습니다.
A 사장의 특이한 점이 있다면 거래처와 관련된 고객하고는 절대 술자리를 갖지 않는 것을 고집하십니다.
왜냐하면 비지니스상에 개인적인‘정’이 개입될 수도 있고, 만약에 사업상 사고발생시에 문제를 잘 풀어나가지 못할 것을 염려했기 때문입니다.
몇번이나 권유해 봐도 흔들림이 없었으니까 말입니다.
한번은 A 사장의 사무실을 찾아간 적이 있습니다. 당시 A 사장은 일본인 바이어와 상담중에 계셨습니다.
저는 지나가는 말로“사장님, 오늘 술한잔 어때요?”라고는 했지만 별로 기대는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생각과 달리 A 사장은 일본 바이어와 잠시 얘기를 주고 받더니“OK”라고 대답해 왔습니다.
그날 저는 8년만에 A 사장과 술자리를 함께 했습니다. 물론 일본 바이어도 함께 말입니다.
A 사장은“자네가 처음이네. 나는 몇십억씩 결제해주는 사람들하고도 술을 안하는데 말이야”라며 털털한 웃음을 보이셨습니다.
감동이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그날 횟집에서 식사를 했는데 A 사장은 가방에서 작은 병을 꺼내어 작은그릇에 부었습니다.
그게 뭔가 했더니 A 사장은“일본에서는 회를 먹을 때 이 소스를 꼭 찍어 먹는데 일본 바이어가 이를 매우 좋아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리고 A 사장은 일본이나 중국 등에 출장도 많이 다니는데 항상 이 소스를 준비하고 다닌다고 했습니다.
얘기인 즉 이 일본바이어를 언제 어디서 만날지 모르기 때문에 늘 가방에 넣고 있다는 것입니다.
저도 영업을 하기는 하지만 고객의 식성까지 고려해 배려하는 A 사장의 정성은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아직까지 A 사장만큼이나 영업을 해본 적은 없지만 그날 이후로 저를 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됐습니다. - 영업의 정석을 가르쳐준 A 사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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