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항공화물업계에 인간적인 의리가 흔했던 것 같습니다. 지금보다는 좀더 여유로와서인지 몰라다 사람냄새가 나는 업종이었지요. 1980년 대 항공업계가 이제 막 유아기를 지났을 때에는 특히 더 그랬습니다.
제가 알고 있는 얘기 중에 제일 감동스런 사건은 80년대 당시 한 항공사의 '금궤 밀수 연루 사건'입니다. 호텔에 납품하는 해외 신문을 수입해 온 사람이 한번은 금궤를 신문 더미 안에 숨겨 가져오다가 그만 세관에 적발된 것입니다.
수입자는 당연히 처벌받았지만 그것을 운송했던 항공사와 개인에게도 각각 70만원 씩의 벌금을 부과했습니다. 그 때 당시 월급 2개월치나 되는 금액이었는데 벌금을 부과받은 담당자는 하필 노모를 홀로 모시는 젊은 대리였습니다. 꼼짝없이 2개월 동안 월급을 압류당하는 것은 물론 그 문책으로 사표를 내야해야 할 형편이었습니다.
그런데 젋은 대리의 사수인 차장이 나섰습니다. 자신이 책임을 지겠다며 벌금은 옷을 벗겠다고 나선 것입니다. 주위에서 누구 잘못도 아니고 좀 기다리면 회사에서 처리할 수 있으니 그만두지 말라라고 만류했음에도 "회사에 누를 끼쳤으니 누군가 책임져야 한다"며 결국 자진 퇴사하더군요.
이 뿐만 아닙니다. 남이 항공사 입금이 늦어져도 돈 빌려서라도 대신 입금해주는 의리파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 포워딩 업체 D사 경영자의 추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