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올림픽 항공사와 계약을 체결할 때 저는 세 번이나 그리스를 방문해 한국의 눈부신 발전과 여행시장의 잠재성을 여러 번에 걸쳐 설명한 바 있습니다.
그런 노력들이 헛되지 않아 마침내 올림픽 항공사 측은 게약을 체결할 것을 구두(口頭)로 약속까지 했습니다. 그러나 구체적이 결정적인 답변이 늦어지자 지역 본부인 호주의 시드니에도 여러 번 방문하는 등의 심혈을 기울였던 경험이 있습니다.
결국 1년 반의 설득 끝에 계약을 성사시키면서 저는 한 가지 교훈을 얻게 됐습니다. 그리스인들은 천성적으로 급한게 없으며 게으른 습성이 있다는 것을 간파했습니다. 그래서 아예 내가 직접 모든 계약서, 마케팅 플랜, 판매 계획 등을 작성해서 그들 앞에 내놓자, 담당자가 그제서야 계약서에 서명을 한 것입니다. 무엇이든 목표하는 것을 얻으려면 상대방을 설득시키는 끈기와 그 나라의 습성 등을 파악하여 대처하는 노하우가 있어야 한다는 것을 그 때 깨달았습니다.
그것은 상대방이 어떠한 상황에 놓여 있는지, 어떤 성경의 소유자인지에 따라 천차만별일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때로는 결단력과 추진력 있는 행동으로, 또 때로는 느슨하고 여유 있는 언변으로 상대방을 설득해야 합니다.
한번은 또 이런 일도 있었습니다. 항공사에 이행지불보증금으로 20만 달러를 지급해야 하는데 내 수준의 재산은 10만 달러 밖에 없었습니다. 하여 이번엔 배짱으로 담보를 제시해 봤습니다.
저는 그 때 프리젠테이션 자리에서 "나의 아내가 대한민국 국가공무원인데 정년퇴직까지의 월급을 환산하고 퇴직급에 연금까지 합하면 최소한 100만 달러 이상이 된다. 이것으로 지불보증은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GSA 담당관은 호탕하게 웃으면서 3만 달러로 낮춰 지불보증을 하게 해 주었습니다.
GSA 체결, 또는 다른 계약을 위해 상담을 하다 보면 때로는 대담하게 상담 분위기를 이끌어가고 주도하는 능력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 PAA그룹 박종필 사장의 저서 ‘“서비스” 세상을 바꾼다’ 中에서 GSA 체결 경험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