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개 업체 선정 전망…물밑 경쟁 치열
[2004/9/27]

택배 및 물류업체들의 운명을 결정지을 정부의 종합물류기업 인증이 내년 6월경에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향후 택배업체를 비롯한 물류업체들의 물밑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지난 9월 21일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정부는 종합물류기업 육성을 위한 ‘화물유통촉진법 개정안’을 올 정기국회에 제출한다.
올 연말까지 개정작업을 마무리한 뒤 시행령 개정 등 후속작업을 거쳐 내년 6월 말까지 종합물류기업을 뽑을 계획이다. 이에 앞서 정부는 10월초 공청회를 열어 업계의 의견을 수렴한 후 법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건교부 관계자는 “10개 내외 정도의 업체를 선정할 가능성이 높지만 이는 업체들의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말해 선정 업체 개수가 유동적임을 강조 했다.
이와관련 대형업체는 물론 중소업체들의 물밑 작업이 발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최근 업계에 따르면 인증안에 대해 다소 여유가 있는 기업들은 대한통운, 한진, 현대택배 등 메이저업체들.
이들은 태스크 포스팀을 구성해 인증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인증강화를 통해 당초 취지인 “한국을 대표할 수 있는 대표 물류기업 추진”에 어긋나지 않아야 한다고 이들 메이저 업체들은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전자산업 관련 물류기업들은 자가 물류 개념이 적용돼 몸집은 크지만 단일 회사 물류수행이라는 제외 요건으로 불리한 입장이다.
중소기업들은 이에 반해 요건을 좀더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요건 자체에 차등을 두어 선정해야 한다는 것. 이러한 주장과 함께 중소기업들간 합작사 및 M&A도 활성화 될 움직임이다. 최근 삼영물류는 최근 홍콩계 포워딩 업체인 케리로지스틱스와 합작사를 설립한 것이 그 대표적인 예다. 이들 업체들은 정부가 제시한 인증기준을 맞추기위해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소규모 업체들은 ‘짝짓기’를 구상하고 있다.
한편 종합물류기업으로 선정되면 최소 3년간 법인세를 전액 면제받는 등 파격적인 정부지원이 뒤따르지만 탈락할 경우 사실상 생존이 불가능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 봤다.
정부가 특혜 논란의 가능성이 있는데도 불구 종합물류기업을 육성하려는 것은 동북아 물류중심국가 건설 계획과 맞물려 있다.
아무리 항만, 도로 등을 건설해도 이를 운용할 역량있는 기업들이 없으면 동북아 물류중심국가 건설은 불가능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내 최대 물류업체인 대한통운도 매출이 1조 1,000억원에 불과해 UPS(37조원), 페덱스(27조원) 등 세계적 기업에 크게 못미친다.
이 때문에 종합물류기업을 선정해 법인세 등록세 면제 등 세제혜택을 부여, 업체들의 성장을 돕겠다는 것이 정부의 복안이다.
그러나 최근 해운사, 항공사도 종합물류기업 인증 경쟁에 참여할 움직임이어서 물류업계에 반발을 사고 있다. 한 물류업체 관계자는 “해운사와 항공사는 물량이 적어도 해당 항로를 오가야 하는 정기선의 역할을 하기 때문에 종합물류기업으로 인증하더라도 물류산업발전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이 부분이 향후 업체와 정부간의 쟁점사항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