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중소형 택배 대표 첫 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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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04.11.04 12:46   수정 : 2004.11.04 12:46
“공동의 목소리” 총론적 의견일치
공멸 위기감 의식…차기모임서 회원자격 등 의견 모색
“과거 갈등과 오해 접어두고 협력하자”
화물연합회 주선, 양 단체 첫 회동
[2004/9/13]

전국화물자동차운송사업연합회 윤영호 회장과의 인사를 나누고 회의석상에 자리를 잡은 8명의 택배사 대표들은 그동안의 갈등을 상기한 듯 처음에는 경직된 분위기에서 시작됐다. 세로로 긴 회의 탁자에 한쪽은 대형 택배 4사의 본부장이, 다른 한쪽은 12개 택배사를 대표하는 전국택배사업자협의회 회장단 4사가 앉아 묘한 대치를 이뤘다.
두 시간을 훨씬 넘긴 토론 내내 윤영호 회장으로부터 권고받은 대형업체측과 중소형 업체측 통합 협의회 구성이라는 맥락은 놓치지 않았다. 다만 중간중간 그동안의 서운했던 점을 서로 제기할 때 약간의 긴장감이 돌기도 했다.
처음 말문은 강인도 천일택배 전무로부터 나왔다.

<대형?중소형 택배 대표 첫 회동 참석자.
[주관 : 화물연합회]
· 이삼재 전무
· 정희윤 부장
[택배사업자협의회 측]
· 현대택배 신순철 전무(택배사업본부장)
· 한진 김영걸 상무(택배사업본부장, 협의회 간사)
· 대한통운 이만호 이사(택배사업본부장)
· CJ GLS 강정호 상무(택배사업본부장)
[전국택배사업자협의회 측]
· 천일택배 강인도 전무(전택협 회장)
· KGB택배 한상원 전무(전택협 부회장 및 사무국장)
· KT로지스 김태준 대표이사(전택협 부회장)
· 아주택배 홍한영 대표이사 부사장(전택협 부회장)


■ 강인도 전무 = 화물연합회 회장님이 택배업체 모두가 참여하는 연합회 산하 택배분과위원회 구성을 권고하셨는데 저는 여기에 전국택배사업자협의회를 대표해서 공식적으로 동의합니다.
양 단체가 통합하는 방식을 취하던가, 필요하다면 단체 자체를 해체하고 다시 모이던가, 어떤 방식으로든 업계 발전을 위해서는 함께 모여 공동의 단체를 만들기를 바랍니다.
■ 신순철 전무 = 저는 전국택배사업자협의회에 대해 몇 가지 묻고 싶습니다. 우선 회원사의 자격요건은 무엇입니까. 또한 운영 회비나 목적은 어디에 두고 있습니까. 협의회로서 제역할을 할 수 있는 범위에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 김영걸 상무 = 사실 전국택배사업자협의회라는 단체가 생겼다는 소식을 듣고 좀 당황스러웠습니다. 저희 택배사업자협의회는 아시다시피 폐쇄적으로 모인 것이 아닙니다. 여러 택배사들의 문호를 개방한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전택협의 등장으로 서로 따로따로 모인다는 이미지만 대내외에 전달하게 됐습니다.
하지만 과거는 이 자리에서 접어두고 회의를 했으면 합니다. 강 전무님께서 통합에 동의한다고 하셨는데 어떤 방식으로 할 것인지 궁금합니다. 특히 화물연합회 분과위원회로 할 경우 회원자격은 어떻게 정할지 말씀해 주십시오.
■ 강인도 전무 - 현재 택배업에 대한 법적 규정이 명확이 없는 상태에서 회원자격을 논한다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적어도 전국적인 택배망을 갖춘 업체가 대상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통합된 택배 협의회가 될 경우 회비에 대해서는 별도의 논의가 필요할 것입니다. 현재 전택협에서는 12개 회원사별로 월 10만원의 회비를 받고 있습니다.
전택협의 목적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유대강화, 둘째 대정부 공동대응, 셋째 현재 회원사의 협의가 진행 중입니다만, 기업간 공동택배를 목적으로 두고 있습니다. 이밖에도 택배 전문지식 함양을 위한 세미나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즉, 거창한 것보다 작은 것부터, 서로 협력이 가능한 작은 것부터 실현해 나가는 것이 전택협의 취지입니다.
■ 신순철 전무 - 저희 택배사업자협의회는 기존에 친목을 목적으로 모인 것이 협의회로 발전하게 됐습니다만, 김영걸 상무님이 말씀하셨듯이 4개사가 우선 모임을 갖고 후에 회원사를 유치하자는 목적을 가지고 있습니다. 폐쇄적인 것이 절대 아니라는 뜻입니다. 그런데 그 와중에 오해가 발생한 것 같습니다.
■ 이삼재 전무 - 저희 화물연합회 는 택배사들의 결정에 따르겠습니다. 그러나 되도록 화합과 단합을 통해 모두가 참여하는 택배협의회가 화물연합회에 설립되기를 희망합니다.
아시다시피 화물연합회는 현재 화물자동차 관련 각 업종이 분과위를 구성해 전문적인 의견을 수렴하고 있습니다. 택배업계도 양측의 회원인 16개사가 원한다면 모두 참여시켜야 하는 것이 저희의 입장입니다. 모두 연합회 조합원이기 때문입니다.
아직 택배분과위 설립 안건이 이사회에 상정되지 않았습니다만, 여기 모이신 분들이 결정을 내리신다면 바로 상정해 설립을 추진토록 하겠습니다.
■ 한상원 전무 = 양 단체의 접근 방법이 약간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서는 자격이나 회비 등의 구체적인 부분보다는 양 단체를 통합하느냐 마느냐를 우선 결정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다들 느끼다시피 우체국택배 문제, 단가하락문제, 대정부 대응 문제 등 어느 것도 함께 공동대응하지 않으면 해결할 수 없는 사안들입니다. 한 목소리를 내는 것만이 택배업계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고 정상적인 시장환경을 구축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례로 화운법 개정에 대한 건의문을 건설교통부에 제출할 때, 대형업체는 움직이지 않았고, 중소업체만이 뭉쳐 건의문을 냈습니다. 이 때문에 힘이 실리지 않았던 것입니다. 공동 대응만큼 큰 힘이 없다는 것을 재차 강조하고 싶습니다만.
■ 김영걸 상무 = 서로의 생각이 어떻게 다른지 확인하자는 차원이라고 생각했으면 좋겠습니다. 의견접근의 시작은 그 차이를 먼저 확인하고 공통된 것을 찾아내는 것 아니겠습니까.
■ 강인도 전무 = 회원 자격을 말씀하셨는데 사실, 2003년 대한상의 조사에 따르면 택배사업자라고 불리는 업체는 200여 업체 달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전국망을 가진 택배업체는 30개사에 불과합니다. 여기에 특정 분야 택배사를 제외하면 20개업체로 다시 줄어듭니다. 하지만 20개 업체가 현재 택배시장의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습니다. 대부분 두 택배협의체에 소속된 회사들이죠. 20개 업체만 뭉쳐도 전국의 택배업계를 대변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공동 협의체의 목적을 유대강화, 대정부 활동, 지위 향상 활동(홍보 등) 등 3가지로 둔다면 대형·중소형 업체간 대립각은 없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 강정호 상무 = 강 전무님의 말씀을 충분히 이해합니다만, 회원자격부문은 사업 운영형태의 차이 때문에 불협화음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습니다.
일례로 부가세 탈세행위부문은 중소업체에서 상당히 행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대형업체에서는 거의 없는 편입니다. 그래서 자격문제를 얘기하는 것입니다.
■ 강인도 전무 = 그것이 문제가 되고 있기는 하지만, 부가세에 대한 내용은 모두 모인 후 공개적으로 얘기하는 것이 더 바람직할 것입니다. 뒤에서 헐뜯고 고발하는 것보다 훨씬 낫다는 뜻입니다.
우리는 이권단체가 아닙니다. 업계 전체를 위해 대국적이고 공리적인 차원에서 뜻을 모으는 것이 최우선일 것입니다.
■ 신순철 전무 - 한상원 전무님께서 화운법 개정 관련 건의문을 사례로 들으셨는데 오해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저희 택배 4사도 적극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건의서를 준비하고 있었습니다만, 이미 완전하게 결정되고 난 이후여서 손쓸 방법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최종적으로 건의서를 내지 않았던 것입니다.
이런 몇 가지 문제들 때문에 대형업체와 중소형업체가 서로 나뉘어진 것 같이 인식되고 있습니다만, 오해에서 비롯된 것 같습니다. 이제 그런 것들은 치우고 공동의 행동을 취하는 자리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 김태준 사장 = 저희 KT로지스는 아시다시피 지난해 새로운 택배개념을 도입한다는 취지로 지난해 뉴한국택배를 인수해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시장에 들어와 보니 자칫 공멸할 수도 있을 정도의 심각한 단가저하, 경쟁과열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공멸을 막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업계 전체가 한목소리를 내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먼저 양 단체 회원인 16개사가 1차로 화물연합회내 택배협의체를 설립하고 2차로 추가 가입시키는 것을 제안합니다.
■ 강인도 전무 = 사실 그동안 서로 별도 모임을 가지면서도 업계를 대표하는 것인가 찜찜한 기분이었습니다. 서로의 존재를 인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시장 점유율만 해도 3개사가 독과점 체제를 가지고 있는 일본도 아니고 택배 4사와 12개사가 점유율을 거의 대등하게 가지고 있지 않습니까.
결론적으로 규모를 따지지말고 유사한 업종을 하는 업체들끼리 공동의 목표를 가지고 뭉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화물연합회 내 컨테이너CY사업자 협의회의 경우 12개사가 노력해서 수많은 업체들의 이익을 대변하고 있습니다. 결국 이 협의회는 자신들의 이익도 챙기면서 공익적인 활동도 겸해 칭찬을 받고 있습니다. 택배 16개사가 그 칭찬을 받지 못할 이유가 없습니다.
과거 십수년 전에 이러한 논의가 있었는데 실패한 이유는 목표를 너무 높게 가졌기 때문입니다. 말씀드린대로 무리한 목표를 두지 않고 공동의 노력을 기울여 차근차근 밟아 나가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 이만호 이사 = 대한통운의 택배사업본부를 맡은지 얼마 안돼 그동안의 과정을 상세히 모르겠습니다만, 모두가 참여하는 협의체 구성에 원칙적으로 동의합니다. 강 전무님이 말씀하신대로 목적도 크게 잡지 말자는 말씀에도 공감합니다.
다만 구체적인 사안에 들어가서 서로 양보하는 모습을 보였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가격 덤핑 문제는 시장의 생존 여부와 직결되는 사안인 만큼 공동 협의체를 통해 적극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이 나오길 기대합니다.
■ 강정호 상무 = 저는 CJ그룹 계열사에서 영업만 20여년간 해온 사람입니다. 그동안 많은 동종 협의체를 다녀보았습니다만, 회원사가  요구사항이 너무 많고 의견이 제대로 통일되지 않는 예를 많이 보았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그러한 우려가 있다는 점을 말씀드린 것이고 공동 협의체를 만들자는 것에는 동의합니다.
■ 강인도 전무 = 12개사를 대표해 회장을 맡고 있습니다만, 사실 대형업체측 보다 회원사가 많아 강 상무님이 말씀하신대로 요구사항이 많아지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회원사간 정보공유가 활발해졌고, 전택협의 이름으로 공문도 여러 번 돌리기도 했습니다.
현재까지 회원사간 똘똘 뭉치고 있는 점을 감안한다면 공동 협의체의 운영도 생각보다 복잡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 홍한영 부사장 = 우리 모두 공동 협의체를 만들었을 때의 부작용에 대해 우려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개별적으로 움직였을 때보다 더욱 강한 힘이 발휘될 것은 분명합니다.
■ 신순철 전무 = 공동 협의체 결성으로 다들 중지가 모아진 듯 합니다. 그러나 오늘은 만남 자체가 더 의미있다고 봅니다. 하여 이 자리에서 공동 협의체 결성을 확정지을 것이 아니라 돌아가서 최종 결정을 양 단체 간사에게 유선상으로 알려주고 최종 결정이 나면 차기 모임에서 구체적인 사안을 논의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 같습니다.
■ 강인도 전무 = 저희 4개사도 12개사를 대표하고 있기 때문에 여기에 참석치 않은 다른 회원사의 의견을 최종 정리한 후 말씀드리겠습니다.
■ 김영걸 상무 = 공동 협의체 결성 결정이 나면 우선 화물연합회에 회원자격이 있는지 확인하고 공동 협의회 자격 규정, 목적, 회비 등에 대해 얘기를 나눌 것을 제안합니다.
무엇보다 택배 두 단체가 처음 한 자리에 모일 수 있도록 마련해준 화물연합회에 감사드립니다.
■ 이삼재 전무 = 감사합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최종 결론이 난다면 공동 택배협의체 회칙 작성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컨테이너CY협의회 회칙 자료를 드리겠습니다. 아울러 이사회에 상정해 택배분과위원회가 설립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인터뷰] 전국화물자동차운송사업연합회 이삼재 전무
“택배현안 대응 업계 공동노력해야”

“1년에 한 가지씩만 해결하더라도 큰 발전을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
양 택배단체의 첫 회동에 가교역할을 한 전국화물자동차운송사업연합회의 이삼재 전무는 공동 택배협의체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삼재 전무는 “화물공제조합에서 22년 동안 있다가 화물연합회에 온지 2년 반이 됐는데, 처음에는 어떤 업종별 분과위원회가 없었다”며 “이후 업종별 분과위를 신설하고 전문적인 활동을 벌임으로써 공동발전이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택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공동의 노력이 수반돼야 하기 때문에 택배 두 단체의 통합화를 권유하게 됐다”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이 전무는 앞으로 택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산적한 문제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당장 우체국택배에 대한 업계 공동대응이나, 외국적 특송기업들의 국내 택배업 진출, 주정차 문제 등 현안들이 많다”고 말한 이 전무는 “1년에 하나의 해결과제를 선정해 업계 공동의 힘을 모아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면 좋은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해 택배업체간 협력을 강조했다.
자주 만나고 토의하는 문화 속에서 공동 발전 방안이 나온다는 것이 이삼재 전무의 충고다.
화물연합회 산하 택배협의회 회원 자격과 관련, “화물연합회에 우선 회원인지, 또 그동안 어떠한 기여(회비납부 등)했는지를 판단, 자격을 부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히면서 “그러나 화물차를 가지고 있는 회원사들은 모두 연합회 소속이기 때문에 커다란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삼재 전무는 현재 화물자동차사업자의 제한 규정인 5대 이상 화물차 조항이 12월에 1대로 줄어들기 때문에 이에 대한 통제부분에 상당한 문제로 작용할 것을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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