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인물사전 - 김국남 전 한진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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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04.09.13 14:37   수정 : 2004.09.13 14:37
“택배산업, 어엿한 청년으로 성장하길…”

* 주요 약력
*서울출생(1946년)/고려대 이공대학 졸업/인하대?동국대 대학원 졸업/경영학 박사
*대한항공 항공화물분야 근무(1972~1993년)/2002년까지 (주)한진 상무이사 역임/현재 항공대 항공교통물류학부 겸임교수
*저서 : 「택배이야기」(2001년)/「물류이야기」(2002년)/「공항이야기」(2003년)/「항구이야기」(2004년)


최소 60% 이상 자체 인력.인프라 있어야 발전

본지는 이번 호부터 택배업계의 원로 및 경영자들을 찾아 택배산업 발전을 위해 그들의 의견을 들어보고자 한다. 그 첫 번째로 지난 8월 11일 김국남 전 한진 상무를 만났다.
김 전 상무는 지난 1993년 태동기부터 2002년 회사를 나올때까지 택배산업 성장의 산증인이며 발전을 주도한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현재도 택배는 물론 물류산업 전반에 대한 강한 애착심을 갖고 활발한 저술 및 후학양성 활동을 벌이고 있다.
“「택배이야기」,「물류이야기」,「공항이야기」에 이어 최근「항구이야기」까지 냈으니까 집필 5개년 계획 중 1년이 남았군요. 내년에는 「세상이야기」를 발간할 계획입니다. 이후에는 그동안 발간한 책들에 대한 개정판을 준비할 생각입니다.”

■ 요즘 근황은 어떠십니까.
- 지난 2002년 2월에 한진을 떠났으니 이제 만 2년 6개월이 다됐군요.  한진물류연구원에 잠시 원장으로 있었지만 어쨌든 지금은 자유롭게 스스로를 통제하면서 5개년 계획을 세워 매년 책 한권씩 발간하고 있고 한국항공대학교 겸임교수로서 후학양성 활동도 하고 있습니다.

■ 택배.물류현장을 떠나실 때 아쉬웠던 부분은 무엇이었습니까.
- 저는 (주)한진에 들어가기전 20년동안 대한항공 항공화물분야에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한진에 있었을 때도 국제항공택배부분에 관심을 두고 있었습니다.
제가 보기에 국내택배부문은 어느정도 성장한 것으로 보여지지만 국제택배는 아직 그렇지 못했다는 점이 아쉽습니다 언젠가는 FedEx, DHL, UPS 등과 같은 수준에 도달해야 할텐데….
우리가 동북아물류중심을 지향하면서 접근하기 가장 용이한 것이 국제택배(특송)입니다. 이것은 결코 포기해서는 안됩니다. 우리 스스로가 국제성을 포기하면 결국 국내 택배시장도 내줄 수 있습니다. ‘최선의 방어는 공격’에 있다는 말처럼 인근국가에 적극적인 조사와 진출이 필요합니다. 최근 도하라운드에서 국내 택배시장 개방을 요구받은 바 있습니다. 우리도 당당히 공략하고 요구할 것은 요구해야 합니다.
■ 물류산업에서 택배의 역할을 말씀해 주십시오.
- 택배(Door to Door)야 말로 한편으로는 부실하고 한편으로는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 현재 우리 물류산업을 ‘시작’에서 ‘끝’까지 ‘같이’하면서 그 문제점 개선에 앞장 설 수 있는 산업이라고 생각합니다.
본질적으로 수송산업, 물류산업이 수요자의 문전에서 출발해 목적지의 문전에 도착할 때까지 물흐르 듯 막힘 없이 연결되는 일관성을 제일의(第一
義)로 한다고 할 때 택배는 피더(Feeder)로서의 단말기능(Access and Regress)은 물론 트렁크로서의 간정기능(Line-haul)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명실상부한 복합운송 기능이기 때문입니다.
■ 국내에 택배개념이 도입된지 10년이 넘었습니다.
- 그렇습니다. 우리나라에 택배가 ‘파발마’라는 브랜드로 상용서비스가 시작된 1992년 6월을 기점으로 본다면 우리의 택배산업은 이제 만 열 두 살이 갓 지난 청소년이 됐습니다.
물론 100년 가까운 역사를 가진 미국(UPS : 1907년)이나 한 세대를 성장해온 일본(야마토의 宅急便 : 1976년)에 비해 아직은 미숙한 구석이 허다한 분야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우리가 택배산업에 대해 우리나라 물류의 개혁자로서의 역할을 기대하는 것은 특송업으로서의 속도성, 문전송달업으로서의 근접성, 실시간 추적조회가 가능한 상시성 등 수송?물류업이 갖추어야 할 제반 요소를, 후발 산업치고는 재빠르게 갖춰 가고 있다는 점입니다.
지난해 ‘물류대란’에 대한 개선대책으로서 택배시스템을 모델로 하자는 어느 기사를 보고 ‘우리의 택배산업이 짧은 기간 중에 꽤나 성장했구나’라는 대견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최근 종합물류업체 지정 관련해서도 택배를 주력 서비스업으로 운영하고 있는 물류업체들이 그 선두주자로 거론되고 있는 것도 택배산업의 시대적 소명을 웅변하는 또 다른 예가 아니겠습니까.
■ 그러나 근래들어 택배산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많습니다.
- 그렇습니다. 여전히 택배산업 자체가 안고 있는 문제점 또한 적지 않은 것이 현실이기 때문입니다.
연전에 서울시가 조사를 통해 내놓은  택배제도 개선방안에 따르면 메이저 택배사를 제외한 사업규모의 영세성, 위탁운영에 따른 서비스 품질문제, 택배터미널의 시설부족 및 도시내 터미널 확보 곤란, 비효율적 경쟁시장, 사회적 비효율성 문제가 제기 됐습니다.
이를 근거로 서울시는 물류시설 및 도시내 조업시설 관련 공공부문 지원이 필요하다는 개선안을 내놓은 바 있습니다. 그 구체적인 안으로 광영교통계획 및 도시기본계획 내에서 물류시설 포함, 기존 화물터미널 기능개선, 공용 소화물 집배송 센터 건립 및 운영, 공동조업(주정차) 공간 마련, 공공부문 차원 화물차량 도로정보안내 시스템의 개발 및 제공 등이었습니다.
이미 지난 2001년에 발표된 이 내용은 3년이 된 지금 어떤 반영도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더욱 문제인 것은 정부가 택배시장에 대해 너무 무지하다는 점입니다. 대표적인 예로 3년 전 서울시가 소화물일괄운송법에 대한 규제를 풀고 자유업으로 정한 것은 시장을 더욱 혼란에 빠뜨린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일본?미국식을 너무 쫓아가다가 현실을 무시한 정책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미국도 그렇지만 일본 역시 과점체제가 안착돼 있어 규제를 푼 것인데 우리는 그렇지 못한 상태에서 그대로 쫓아 간 것이기에 과점 실패, 시장 무질서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의 일괄적용에 따른 피해도 이같은 맥락입니다.
■택배산업의 발전 방향을 말씀해 주십시오.
- 택배산업이 종합물류기업으로서 성장하기 위해서는 현재와 같은 아웃소싱 개념보다 자체 인프라 및 인력을 최소한 60% 이상은 갖춰야 합니다. 이점은 어떤 업체도 이 선을 뛰어넘는다고 자신할 수 없을 것입니다. 물류산업에 있어 자기 손발없이 큰다는 것은 어불성설이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택배업 자체를 제도권 내에 링크시켜야 합니다. 법적인 보호가 없는 산업은 이번 화운법 시행과 같이 휘둘리다가 피해를 보기 십상이기 때문입니다.
■ 본지의 소명에 대해 한 말씀 듣겠습니다.
- 늦게나마 택배신문 창간을 축하드립니다. 택배산업은 총론만 무성하고 각론이 부실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각론이 있어도 총론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 점이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점을 조화시키는데 큰 몫을 담당하리라 믿습니다.
쑥쑥 커온 택배소년이, 조숙한 천재로서 성장이 정지되거나 한 때 반짝하다 조로하고 마는 신 산업이 아니라, 어엿한 청년으로 성장해 국가물류는 물론 나아가 동북아물류, 세계물류를 감당할 수 있는 우리나라 차세대 동량이 될 수 있도록 많은 독려와 지원을 아끼지 않는 업계 대변지가 되시길 바랍니다.
■ 감사합니다. 건강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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