社說 - 상생의 길은 없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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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04.08.02 11:44   수정 : 2004.08.02 11:44
국내택배든 국제택배든 추락하는 운임단가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다.
국내택배의 경우 기업택배 평균단가가 2,500원 선이 무너진 것은 이미 옛말이 돼 버렸다. 아무리 비수기라지만 업체간 과열경쟁과 이를 이용하는 기업화주들의 정책이 맞물려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국제택배업계 역시 마찬가지. 과거 수년 전만 하더라도 20여개 업체 안팎에 불과했던 국제택배업체 수가 현재 추정치로 200개 업체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한-중간 국제 택배요금도 크게 하락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더욱 심각하게 만든 것은 업체 개별적으로 모두 ‘네 탓이오’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는 점이다. 대형업체는 중소업체의 난립 때문에 공급이 크게 늘어나 운임이 추락하고 있다고 탓한다.
중소업체들 역시 대형업체들의 저가격 정책 때문에 피해를 보고 있다고 인식하고 있어 양자간 갈등의 골이 깊이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국내택배업계의 업체간 갈등은 이미 위험 수위를 넘어서고 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이번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 시행을 계기로 대형업체들은 어느 정도의 어려운 점을 감수하더라도 공급량 즉, 상대적으로 화운법에 취약한 구조를 가지고 있는 중소택배업의 난립을 저지하겠다는 심산이다.
이를 위해 대형업체들은 화운법의 강력한 시행과 철저한 비영업용 차량, 무자격 화물차 운전자에 대한 단속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택배업체도 화운법 강력 시행으로 추석 성수기에 맞춰 택배차량의 확보 및 배송 인력 증원에 심각한 애로점이 생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난립돼 있는 시장을 재편하고 운임단가를 다시 올리 수 있도록 하기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출혈도 감수하겠다는 결단을 보이고 있다.
화운법은 이미 개정돼 있고 아무리 택배업을 예외규정에 포함시켜 달라고 정부에 건의해 보았자 이미 “지나간 버스”라고 인식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대형업체의 움직임에 대해 중소택배업체들은 “할테면 해보라”라는 입장이다. 택배 시장의 약 45%를 차지하고 있는 중소택배업체의 물동량중 15% 정도가 대형택배업체로 몰려갈 경우, 아무리 규모가 크더라도 증차, 인력 증원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도저히 처리할 수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는게 중소업계의 전망이다.
이렇게 될 경우 추석 성수기를 전후로하여 택배시장은 큰 혼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심지어 ‘택배대란’을 전망하는 이도 있다.
정부와 대형택배업계, 그리고 중소형택배업계간의 갈등은 결국 택배를 이용하는 일반 소비자들에게 피해를 끼칠 것으로 우려된다.
택배에 대한 일반 소비자의 인식이 크게 나빠진다면 업계는 다시 어려움에 봉착할 것이라는 결말도 쉽게 예측할 수 있다.
국제 택배업계에서도 업체간 갈등과 악성 루머가 난무하는 상황에서 서로 반목을 거듭한다면 이 역시 일반 소비자들의 국제택배에 대한 인식도 크게 악화될 것이 뻔하다.
자본주의 사장체제에서 경쟁은 필수 불가결한 요소이지만 시장 전체에 부정적인 결말으르 쉽게 예측하면서도 방관하는 것은 무책임하게만 보인다.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길은 없는가. 시장을 지키고 건전한 질서를 만드는 방법은 과연 없겠는가. 이는 택배업계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할 문제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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