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걸 본부장, “또다른 업그레이드 준비 중”
전문
1992년은 우리나라 택배산업에 아주 의미있는 한 해로 기억되고 있다. ‘소화물일관운송업법’에 근거한 국내 최초 택배업 면허를 취득한 (주)한진이 12월 8일에 ‘파발마’라는 브랜드로 택배사업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최초로 등장한 본지 「택배신문」이 택배 원조를 먼저 만나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국내 택배 개념인 ‘파발마’를 도입한 바로 그 진짜 원조는 최초의 브랜드 ‘파발마’를 탄생시킨 현재 한진 택배사업본부장 김영걸 상무다. 그를 만나 택배 개념 도입 당시와 지나온 성장 과정, 그리고 앞으로의 택배 모습까지 얘기를 나누었다.
■ 근대적 택배 개념인 ‘파발마’를 한진이 처음 도입했을 때를 회고하신다면?
- 운송수요의 다양화 추세에 부응하기 위해 한진에서는 지난 1992년에 국내 최초로 개인과 기업화물에 대한 택배사업을 개시했습니다. 택배사업은 30㎏ 이하의 소형화물에 대해 고객이 전화 한 통화만 하면 화물을 신속, 정확하게 집하하여 배송해주는 운송서비스 사업으로 지금은 보편화되었지만,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서비스라고 하겠습니다.
사업 시작 당시 국내에는 택배사업에 대한 법체계도 없었을 정도로 열악한 실정으로 당사가 정부와 협의해 ‘소화물일관수송사업법’을 제정토록 하는 등 택배산업의 태동에 큰 기여를 했다고 자부하고 있습니다.
■ 처음 택배개념 도입 후 시장의 양적․질적 성장을 평가한다면?.
- '92년 사업개시 년도에 연간 취급 물량이 88만 박스였습니다. 그러나 사업개시 12년차인 금년도는 5,000만~6,000만 박스를 예상하고 있습니다. 비약적인 성장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러나 질적인 부분의 변화는 그보다 더 성장했습니다. 초기 네트워크도 없는 상태에서 전국 익일배달은 사실상 불가능했습니다. 당사의 경우 서울 구로동에 있는 터미널에서 경기지역은 물론 강원도 영동지역까지 배송을 책임지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단 한 박스의 화물 배송을 위해 1대의 차가 원주에서 강릉까지 배송나갔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요즘은 기본요건이 된 화물추적정보의 경우, 당시에는 화물 차량이 전화로 ‘지금 여기가 어느 곳이다’라고 보고할 때까지는 확인할 방법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떻습니까? 인터넷 조회는 물론, PDA를 통한 모바일 정보까지 왠만한 택배사에서는 다 채택하고 있지 않습니까. 어쩌면 조만간 고객이 본인 화물의 이동 모습을 볼 수 있는 날도 올 것입니다.
■ 한진택배의 차별화와 계획은 무엇입니까?
- 한진택배는 국내 최고의 택배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현재 전국 51개의 HUB 및 SUB 터미널은 전문성 면에서 업계 최고를 자랑합니다. 이러한 네트워크의 차별성이 업계 최고의 서비스 체제를 구축하는데 밑바탕이 되고 있습니다.
현재 서비스 차별화를 위해 진행하고 있는 사항을 말씀드리면, 첫째, 서비스의 질적 향상 및 안전사고를 예방하는 것이고 둘째, 개인고객 이용 편의성을 증진하기 의한 시책으로 편의점, 주유소 체인 등과의 취급점 계약 확대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요율체계 단순화로 고객 신뢰성을 확보하고 1588-0011 및 인터넷 예약기능을 강화시킴과 함께 A/S도 대폭 강화할 예정입니다. 뿐만 PDA 신규도입을 검토하고 있으며 택배업무 프로세스도 개선시킬 예정입니다.
■ 작년 하반기 이후 택배시장의 "불황"이 이어지고 있는데 그 원인은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 사실 일부 수출업종을 제외한 전 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입니다만 특히 택배 시장의 ‘불황’은 크게 두가지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첫번째로 외적인 요인으로 경기 불황의 영향이 큽니다. IMF 상황에서도 택배사업은 큰 성장율을 기록한 것은 사회적 변화와 함께 홈쇼핑을 비롯한 전자상거래 시장의 급성장입니다. 국민들의 택배산업에 대한 인지도 증가도 성장에 큰 몫을 차지했구요. 그러나 '02년도 4/4분기부터 시작된 현재의 경기 불황은 이런 큰 두 가지 요인이 발생치 않은 순수한 경기 위축이고, 잘 아시다시피 국내 소비경기 침체가 심각한 상황입니다. 소비경제 의존형 사업인 택배산업이 큰 영향을 받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현상이라고 할 것입니다.
두번째로 택배업계의 문제입니다. 택배업계는 지금 국내에 택배사업이 시작된 이래 최초의 저성장 국면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경험이 처음이라는 거죠. 그러다 보니 본의 아닌 공급량 과잉 상태를 보이고 있는 것입니다. 최소한 예년 수준의 성장은 할 것으로 보고 시설 및 장비, 인력 등에 대한 투자를 지속해왔고, 투자비용 회수를 위한 매출증대 목적의 요율 덤핑이 악순환처럼 꼬리를 물고 발생하는 상황입니다.
■ 이러한 대내외적 위기들을 어떻게 풀어나가는 것이 합리적이라 생각하십니까?
- 내수시장의 침체와 신용불량자 및 청년실업 증가로 인한 소비경기 침체가 택배사업의 성장에 직접적으로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저희 한진택배도 올해 기대치 이하의 성장율을 보이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경기 요인 외에도 업체간 경쟁 심화 및 우체국의 택배시장 본격 참여 등도 성장율 둔화의 주요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어려운 와중에도 6년 연속으로 브랜드파워 1위를 수상한 점과 지속적 투자 집행 등은 미래를 대비하고 있는 한진택배의 진면목으로 평가받을 수 있을 것 입니다. 현 상황으로는 하반기에도 어려움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오히려 더 악화될까 우려되는게 솔직한 심정입니다.
하지만 서두르지는 않겠습니다. 차근히 준비할 것입니다. 머지않은 장래에 원조 택배업체인 한진택배가 국내 택배시장을 다시한번 업그레이드할 수 있도록 리드할 것입니다.
■ 끝으로 택배신문에 당부하고 싶은 말씀은?
- '92년 사업개시때와는 달리 지금은 대부분의 국민들이 택배라는 서비스를 알고, 또 이용해본 경험이 있습니다. 그만큼 택배에 대한 정보 요구도 많고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수준높은 서비스에 대한 기대치도 높은 상태입니다. 한 개의 업체가 자체의 광고와 홍보 능력으로 이를 만족시키기는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이런 측면에서 택배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으로 택배신문의 창간은 참으로 반가운 것이고, 그만큼 기대도 큽니다.
부디 국민들의 정보에 대한 요구사항 충족과 함께 업계의 애로사항까지도 충분히 전달할 수 있는 매체로 성장 발전하시기를 기원합니다. 한편으로는 업계를 견제하고 감시하는 국민의 눈으로, 다른 한편으로는 업계의 고충을 알리는 입으로써의 역할을 충분히 수행하실 것으로 기대하고 또 믿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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