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된 美 관세 행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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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5.03.07 10:19   수정 : 2025.03.07 10:19
해상운임 7주 연속 하락, 중국발 수요 회복 지연 여파
한국은 향후 보편관세 적용범위 따라 변동폭 커, 중견화주 1/3 상반기 마이너스 전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부과 리스크로 해상운임은 7주 연속 하락했다. 2월 28일 기준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1515.29를 기록했는데 올해 1월 이후 지속적인 하락세이며 2023년 12월 22일 기록한 1254.99 이후 14개월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미주 항로 운임의 큰 폭의 하락을 비롯한 전반적인 주요 항로 모두 하락세를 이어갔는데 특히 중국발 수요 회복이 지연되어 선사 간 물량 확보를 위한 경쟁이 운임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각 선사별 운임 간격이 큰 것으로 파악되며, 일부 선사에서는 특가 운영을 하는 등 추가 운임 하락 가능성을 업계는 내다봤다. 최흔 운임 하락세에 대해서는 설 연휴 이후 전형적인 계절적 약세일 수 있지만, 공급 과잉으로 인한 운임 침체기의 시작일 가능성도 불거지고 있다.


춘절 영향 및 관세 조치로 인해 ’1월 물동량 대폭 증가

중국 주요 항만을 이용하는 기업들이 미국이 추가 관세 시행과 긴 춘절 연휴를 앞두고 제품을 조기 선적함에 따라 올해 1월 항만물동량이 크게 증가했다.

중국 최대 컨테이너 항만인 상하이항은 1월 500만TEU의 컨테이너를 처리하면서 ’07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또한 지난해 중국 기업들은 미국으로 약 5,250억달러(약700조 원)규모의 제품을 수출하였으며 이는 사상 세번째로 높은 수치다.

1월 사상 최대 물동량을 기록한 이후 미국은 중국산 제품 전체에 대해 새로운 관세를 부과했다.

2월 4일, 미국은 중국산 모든 제품에 대해 10% 추가 관세를 부과하였으며 추가로 미국 내 철강 및 알루미늄 수입품에 대해 25% 관세를 발표했으며 중국은 이에 대응해 보복관세를 시행하였으나 적용 범위가 미국산 수입품 전체의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는 의견이다.

중국은 미국산 석탄 및 액화천연가스(LNG)제품에 대해 15% 관세를 부과하였으며 미국산 원유, 농업기계, 대형 엔진 차량에 대해서는 10%의 관세를 부과했다. 또한 중국은 25가지 희귀 금속에 대한 수출 제한 조치를 단행하였으며 해당 금속 중 일부는 전자제품과 군사 장비 제조에 필수적인 원료로 사용되고 있다. 이러한 관세 조치 및 추가 무역 조치 가능성 등에 따라 중국의 대미 수출 물동량은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美, 캐나다·멕시코·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추가 관세 발표

실제 미국 정부는 2025년 3월 4일부터 멕시코, 캐나다, 중국에서 수입되는 제품에 대해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멕시코와 캐나다에서 수입되는 모든 제품에 대해 25%의 관세가 적용되며, 원유와 천연가스와 같은 에너지 제품은 10%의 관세가 부과된다. 중국과 홍콩에서 수입되는 제품의 경우, 기존 10%의 관세가 20%로 인상되며, 새로운 제99장 HTSUS 번호가 적용된다.

이번 조치에 대해 캐나다는 미국산 제품 약 1,050억 달러 규모에 최대 25% 보복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며 멕시코는 아직 구체적인 품목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미국산 제품을 대상으로 보복 관세를 준비 중이다. 또한, 중국은 미국산 농산물과 기업에 대한 추가 관세 및 수출 통제 조치를 발표했다.

이러한 관세 부과 조치는 물류 및 공급망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현지 한인 포워더 관계자는 관세 부담 증가로 인해 미국과의 무역 흐름이 둔화될 가능성이 있으며, 이에 따라 선적 일정 지연 및 운송 비용 상승이 우려되며 특히, 미국을 통한 환적 물량 감소, 대체 수출입 경로 개발, 보세 창고 활용 증가 등의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특정 국가 타겟 관세보다 보편관세가 한국 수출 영향

이러한 미국의 중국·캐나다·멕시코를 향한 타겟 관세보다 향후 보편관세의 도입 여부가 우리 수출에 변곡점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한국무역협회(KITA)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발표한 ‘트럼프 2기 행정부 관세조치에 따른 영향 분석’ 보고서를 통해, 미국의 관세부과 시나리오별 우리 수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시나리오는 ▲對중국 10%p 추가 관세부과(시나리오1) ▲시나리오1+對캐나다·멕시코 25%p 관세부과(시나리오2) ▲시나리오2+보편관세 10%p 부과(시나리오3) 총 3단계로 구성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에 10%p 추가 관세를 부과(시나리오1)하는 현재 상황이 이어질 경우, 한국의 對세계 수출 감소 영향은 전년도 총 수출의 0.1%에 해당하는 4.1억 달러로 나타났다. 여기에 3월로 유예된 캐나다·멕시코에 대한 25%p 관세부과(시나리오2)가 시행되더라도 수출 감소폭은 시나리오1보다 작은 0.03%, 2.2억 달러 수준이다. 이는 관세부과 대상국들의 중간재 수요 감소로 우리나라의 對중국(-6.8억$), 對캐나다(-2.6억$), 對멕시코(-12.4억$) 수출은 줄어들지만, 미국 시장에서의 반사이익으로 對미국 수출(+19.6억$)이 증가함으로써 감소분을 크게 상쇄하기 때문이다.

다만, 보고서는 미국이 모든 국가에 보편관세를 부과할 경우(시나리오3), 수출 감소폭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 경우 對미국(-7.9%, -100.3억$), 對멕시코(-11.5%, 15.7억$) 수출이 큰 폭으로 감소하여 총수출은 1.9%(-132억$) 줄어들었다. 특정국 대상의 관세 조치로 인한 수출 반사이익보다 보편관세에 따른 직접적인 감소 영향이 더 크게 작용했다는 해석이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우리나라의 대미 수출 감소폭은 타 국가와 비교하면 그리 크지 않을 전망이다. 한국(-7.85%)은 최근 3개년('22~'24) 미국의 수입 상위 30개국 중 칠레(-2.26%), 호주(-7.04%), 일본(-7.32%)에 이어 네 번째로 적게 감소할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각국의 對미국 수출 영향은 미국 수입시장 점유율, FTA 체결 여부, 추가 관세를 적용받는 중국·캐나다·멕시코와의 산업 경합구조 등에 따라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이에 우리의 수출 분야 중 미국에서 중국·캐나다·멕시코 제품과 경합도가 높은 수송기기(11.7억$)와 전기·전자제품(5.5억$) 등은 가격경쟁력 상승으로 대미 반사이익이 가장 클 것으로 나타났다.


美 '컨' 수입 물동량, 서안 - 동안 이동 지속 확대 전망

또한 미 중 무역전쟁과 코로나 이후 미국의 아세안 및 인도발 수입 물동량이 증가하면서 해당 국가와 지리적으로 인접한 미 동부 항만의 물동량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다.

해양수산개발원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과거 미 서안은 아시아발 수입 물동량의 핵심 물류거점으로서 미 전체 수입 물동량의 를 80% 처리했으며 이 중 대부분이 중국발 물동량으로 약 50% 이상을 차지했다.

하지만 해당 수입 비중 및 구조는 미중 무역전쟁과 코로나를 시작으로 공급망 다각화 단일 공급업체에 대한 의존도 축소, 운송경로의 다변화 등으로 크게 변화하기 시작해 왔다.

특히 對미 중국 시장점유율 및 물동량은 2018년~2023년 간 연평균 3% 감소한 반면에 아세안 및 인도는 8% 증가하면서 동부 항만의 수입 물동량이 큰 폭으로 증가했으며 인도의 경우 23년 수입 물동량의 약 70%를 미 동안 항만에서 처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홍해 사태 대중 관세정책 강화 및 미 동부 항만파업 확대 등으로 지난해 , 미 서안 항만의 물동량 점유율이 일시적으로 반등했다. 미국 컨테이너 무역의 가장 큰 관문인 LA/LB항은 과거 아시아발 수입의 60%를 처리했으나 2023년 수입 물동량 점유율이 47%까지 하락했다.  이후 24년 하반기 홍해 사태로 선사들이 희망봉을 우회하면서 리드타임 단축 및 물류비 절감을 위해 종점 항만을 미 서안으로 임시 조정하는 움직임이 다수 나타났다.

또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대중 관세 불확실성으로 인해 미 소매업체의 중국산 재고 비축으로 중국발 수입 물동량 증가와 더불어 월 동부 항만파업 가능성에 대한 선제 대응을 위해 물동량 일부를 서안으로 이전하면서 지난해 미 서안의 수입 물동량 점유율이 49%로 증가했다.

KMI는 이런 흐름은 미 수입 물동량이 서안에서 동안으로 이동하는 최근 추세에 반하는 결과로 미 항만 수입 물동량 구조의 유연성이 확대되었다는 의미로 해석했다. 또한 글로벌 공급망 이슈 지속 발생으로 물동량 흐름의 단기적인 변화 등은 나타날 수 있으나 지난 10년간 지속된 아시아발 수입 물동량의 미 동안 이동 흐름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특히 미 동안 항만은 서안 대비 높은 인구밀도 등으로 동부 항만 이용 시 철송 및 트러킹 등 내륙 운송을 최소화할 수 있으며 시간 및 비용 절감의 이점이 존재한다. 여기에 최근 선박의 대형화로 마이애미 사바나 찰스턴 및 뉴욕 뉴저지 등 동부 항만 중심으로 기항하는 선대가 증가하면서 서안에서 동안으로의 물동량 이동 추세는 가속화되고 있다.

인구 밀집 지역과의 근접성 대형 선박 수용을 위한 동부 항만의 용량 확대와 더불어 지속적인 서안 병목현상으로 걸프 연안 및 동안으로 향하는 선적 점유율의 증가세는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예상됐다.


중견기업 38.7%, 전년 대비 상반기 수출 마이너스 예상


이런 가운데 중견기업의 38.7%가 전년 대비 올해 상반기 수출 실적이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한국중견기업연합회는 '2025년 중견기업 수출 전망 조사' 결과를 통해 이같이 밝히면서, 중견기업의 59.3%는 신규 국가 진출 계획조차 세우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전년 대비 상반기 수출 실적 증가를 전망한 중견기업은 61.3%였지만, 증가폭이 5% 미만에 그칠 것이라는 응답이 31.4%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5% 이상 증가 전망은 29.9%에 그쳤다. 수출 감소를 전망한 중견기업들은 '글로벌 경기 둔화 및 수요 감소(75.4%)', '환율 및 금융 환경 악화(44.7%)', '경쟁 심화(36.3%)' 등을 주요 실적 악화 요인으로 지목했다. 

중견기업들은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적정 환율 범위가 '1,375원 이상 1,400원 미만(23.8%)'이라고 응답했다. 2024년 평균 원달러 환율은 1,364원, 2025년 3월 4일 현재 환율은 1,463.5원이다.

중견련 관계자는 "수출 감소를 전망한 38.7%의 중견기업도 '수출국 다변화(47.5%)', '품질 향상 및 가격 조정(37.4%)', '내수 비중 증대(34.6%)' 등 전략을 지속적으로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라면서, "중견기업의 수출 경쟁력이 잠식되지 않도록 현장의 필요에 맞춘 체계적인 정책 지원을 서둘러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견기업들은 미국(51.9%), 중국(44.4%), 일본(28.8%), 베트남(27.9%) 등 주요 수출국을 포함한 해외 시장에서 '현지 및 글로벌 시장 경쟁 심화(51.7%)', '수입 규제 및 무역 장벽(34.8%)', '통관, 계약 등 법·행정적 문제(17.5%)', '현지 유통 및 물류 불안정(15.6%)' 등 수출 애로를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중견기업 수출 활성화를 위한 최우선 과제로는 모든 업종에서 '무역·수출 금융 지원 확대(54.5%)'가 꼽혔다. '주요 원자재 및 부품 수입 관세 인하(37.0%)', '수출 바우처 및 해외 마케팅 지원(33.5%)' 등이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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