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투엘물류, 새로운 시장을 찾아 나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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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4.06.10 16:10   수정 : 2024.06.14 09:15
2007년 창업 이후 고객 니즈 중심 성장
아이마켓코리아에 지분 매각 통해 성장 발판 마련

포워더 창업자 중 모두가 처음부터 회사를 만들 생각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갑작스러운 퇴사 혹은 건강 이상 등 일신상의 수 많은 변화로 인해 앞을 위해서 창업을 선택한 경우도 적지 않다.
위암 수술이라는 죽을 고비를 지나 2007년 창업 이후 수많은 희로애락을 겪어온 비투엘 물류 김창호 대표도 이런 경우에 해당된다.
딸 아이의 등록금 걱정에서 시작했던 김대표의 스토리는 오늘날 우리 주변에 있는 수많은 포워더 창업자의 그 궤가 크게 다르지 않다. 초기에는 혼자서 작게나마 시작한 이 회사는 기대 이상으로 지속적인 성장을 거쳐오고 있고 현재도 계속 변화를 도모하는 중이다. 김창호 대표를 만나 그간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최인석 기자



▲비투엘물류 주식회사 김창호 대표이사


Q. 회사를 설립 하신 계기는 무엇입니까?

A. 처음부터 회사를 만들 생각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후배들이 있던 회사에 사장으로 일을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몸이 안 좋아졌습니다. 이후 위암 수술을 하게 되었고, 아픈 몸으로 회사에 적을 두고 있는 것이 후배들에게 피해를 주는 것 같아 회사를 떠나게 되었습니다. 몸도 아프고 정신도 없는 상황이었지만 미래를 생각하니 뭐라도 해야 했습니다.

초기이긴 했지만 죽을 고비도 넘긴 김에 앞으론 하고 싶은 걸 하자 해서 혼자라도 작게 회사를 차려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당시는 정말 중학교 다니는 딸 학교 마칠 때까지 등록금이나 걱정 없이 줄 수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당시 후배들이 회사 설립에 필요한 자본금과 사무실, 시스템 구축까지 모든 면을 도와줘 2007년 저를 포함 5명의 직원과 함께 BTL Logistics를 설립하게 되었습니다.

Q. 회사 설립 초기 어려움은 없었습니까?

A. 운이 좋았다고 할지, 타이밍이 좋았다고 할지, 사업 초기에 현재도 거래하고 있는 LG계열사에서 물류에 어려움이 있어 해결의 요청을 받아 문제없이 처리를 해 드렸는데, 그 회사의 신규 해외공장 확대에 따른 새로운 물류 필요성이 발생하여 당사가 계약사로 선정되어 지금까지 많은 도움을 받아 성장해 올 수 있었습니다.

Q. 5명인 회사에서 한 지역뿐이었지만 대기업 물량을 처리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만.

A. 오히려 규모가 작았던 것이 장점인 경우도 있습니다.
계약을 체결한 업체의 경우 부품회사이다 보니 하나라도 빠지거나 날짜가 맞지 않으면 공장이 멈출 위험이 있어서 화물을 신속, 정확하게 운송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당연한 말이지만 규모가 커질수록 프로세스 단계가 많아져 현장에서의 빠른 대처에 어려움이 많습니다. 하지만 당시 고객들의 니즈는 안전하고 빠르게 화물을 운송해 주는 것이 가장 중요했던 터라 여러모로 잘 맞았던 것 같습니다.

정작 어려웠던 부분은 따로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에어 인바운드 EDI 전송을 한국에서 했습니다. 당시 홍콩 수입화물을 취급했는데, 한 달에 몇 백 건이 들어왔습니다. 말이 몇 백 건이지 당시에는 매일 새벽에 수십 건의 EDI를 전송하고 아침에 출근해서 영업하려면 몸이 열 개라도 부족할 것 같았습니다. 그래도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가 너무 즐거웠고 행복했던 것 같습니다.

Q. 회사 설립을 원하는 후배들에게 조언하신다면?
A. 즐거우면 해라 돈 벌려고 계산기 두드리지 말고 이 일이 즐겁고 행복하다면 시작해라. 두 번째는 그 동안 직장생활을 해오는 과정에 사람들한테 얼마나 내가 베풀고 상대방에 대해서 배려한 것이 있었는가를 스스로 생각해 봐라. 그 다음에도 네가 이 일을 죽도록 하고 싶다는 애절함과 즐거움이 있다면 그것을 하면 망하지는 않을 것 같다는 말을 하곤 합니다. 물론 저도 이런 마음가짐으로 시작을 했습니다. 
제 자랑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전 셀러리맨일 당시 주어진 일을 제 일처럼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 성실함이 알게 모르게 거래처 담당자나 주변에 알려지고 그런 인식은 신뢰라는 이름으로 다시 돌아오게 됐던 것 같습니다.

화물 담당자가 나의 무엇을 믿고 화물을 맡기겠습니까? 배경이 되어주는 회사도 물론 중요하지만, 화물을 유치하기 위해 방문한 저에 대한 믿음이 동반되어야 화물을 맡길 수 있는 것입니다. 
제가 지금은 사장의 위치에서 직원들에게 ‘너에게 주어진 일을 네 일처럼 해라’라는 말을 하는 것이 진부한 잔소리처럼 들릴 수도 있겠지만 나중에 언젠가 어떤 기회가 왔을 때 지금의 성실함이 그때 반드시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아는 날이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Q. 비투엘물류의 지속성장을 위한 방안은?

A. 최근 가장 관심을 가졌던 부분은 전기자동차 관련 분야였습니다.
전기자동차 관련 산업은 펜데믹 기간 동안 급격한 성장을 보였고, 관련 산업에 대한 앞으로의 기대도 컸습니다. 다만 급격한 성장에 따른 부작용으로 관련 인프라가 그 성장세를 따르지 못해 현재 정체 상태에 머무르고 있다는 점입니다. 관련 인프라 구축이 이루어진다면 다시 성장세를 더할 것으로 기대되는 부분이긴 합니다.

또, 건강과 식품에 대한 부분도 활발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저희도 작년에 양상추 수출을 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금년에는 대형 케터링 회사의 국제물류 운송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의약품 부분은 지금 배우고 있는 단계로 의약품 전문 운송 업체의 협조를 받아서 선적 운영에 대한 참여를 통해 의약품 배송과 관련한 경험을 쌓고 있는 상황입니다. 물론 특수 물류의 경우 초기 투자 비용이 많이 들어 진입 장벽이 높긴 하지만 경쟁력만 있다면 특수 산업 분야에서 큰 수 익원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Q. 엔데믹 이후 국제물류 업계 마켓이 기복이 심하다고들 하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A. 저는 펜데믹 3년이 너무 길었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1년 정도 됐으면 금방 이전으로 회복이 되는데, 3년이라는 시간 동안 습관처럼 굳어져 버린 부분들이 많아 펜데믹 이전으로 회복되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대기업이야 자체 물량이 있으니 큰 타격이 없을지 모르겠지만 순수한 포워딩 업체들은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습니다. 극단적으로 이야기하면 설 자리가 없어질지도 모른다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실제로 지난 3년간 중국의 이커머스 업체들은 급격한 성장을 거뒀습니다. 예전애는 도매상들이 중국에서 제품을 수입해 한국의 유통망을 통해 판매하는 방식이 일반적이 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클릭 몇 번이면 며칠 내로 집 문 앞에 물건을 배달해 주고 있습니다. 이런 직접 구매 시장이 커지면 한국 내 유통 업체들은 물론 제품을 생산하는 중소 제조업체들도 다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최근에는 이들 업체가 한국에 본격 진출이 가시화되면서 국내 유통 시장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저도 아이마켓코리아에 더 관심을 두게 되었습니다. 순수한 포워딩 업체에서 벗어나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할 기회가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Q. 최근 아이마켓코리아에 지분을 70% 넘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A. 대학을 졸업하고 앞만 바라보고 지금까지 오는 과정에서 얻은 것이 더 많겠지만, 건강도 잃어봤고, 사람으로 인해 상처도 받는 등 여러 곡절을 겪어왔습니다.

당시 저는 회사를 마무리 짓고 쉬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그냥 포기하고 공중분해 시킬 수는 없기에 그 방법을 모색하던 중 지인의 소개로 아이마켓코리아를 알게 되었고, 서로의 뜻이 맞아 지난해 7월에 지분 70%를 넘기게 되었습니다.

당시 심정은 서운한 감정도 있었고, 앞으로 잘 될 것인가에 대한 걱정, 또 직원들에 대한 걱정 등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처음 경험해 보는 일이었기 때문에 이것이 맞는 길인가에 대한 의심은 있었지만, 크게 본다면 맞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Q. 아이마켓코리아로 인한 비투엘에 어떤 변화가 있을 것으로 생각하십니까?

A. 아이마켓코리아는 동탄에 만평 이상 규모의 창고를 운영하면서 MRO 물류 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아이마켓코리아의 유통 부분과 비투엘의 물류 부분을 연계해 전세계를 잇는 네트워크 시스템을구축해 나갈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이커머스 등 다양한 영역으로 사업을 확대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Q. 향후 계획은 무엇입니까?

A. 지금은 포워딩 시장 자체가 변환기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 때문에 대규모 투자를 통해 뭔가를 하기보다는 기존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면서 새로운 사업과 연계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또한, 물류 서비스에 있어 국제물류에 국한되지 않고, 고객의 니즈에 맞춰 줄 수 있는 부분이 무엇이지 찾아 보관, 트럭킹 등 다양한 부분에 도움이 될 수 있었으면 합니다. 

Q.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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