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는 썼지만 내년까지 해상운송 난이도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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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1.10.15 09:52   수정 : 2021.10.15 09:52
20주만에 해상 운임 줄었지만 오를 상황 많아,  4분기 아이템별 편차 예상
국내 화주 해외 의존도 높아져, 중소화주 대금 연체 리스크 상승





9월 30일 기준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전주 대비 29.69 포인트 하락한 4614.10포인트를 기록하며 20주 만에 드디어 기록 경신을 정지했다. 남미를 제외한 미주, 유럽 등 대부분 노선에서 운임이 내려갔다.

반면 선사들의 운임 동결 움직임에도 북미 동부의 경우, 운임 상승폭은 늘어나는 추세다. 북미 및 유럽을 중심으로 수요는 증가했으나 항만 정체로 인한 공급 증가는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선사들의 운임 인상 자제로 상승폭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소강상태를 보였던 해상운임 역시 다시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업계는 성수기 및 수요 대비 공급 부족, 적체 장기화 등으로 하락세는 일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주요 항만 컨테이너 적체는 길어지고 있는데 지난달 말 기준 LA/LB항 컨테이너 대기척수는 70척 이상이며 평균 9일 동안 대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8월 마지막주 집계된 46척 대비 50% 이상 늘어난 수준이다. 9월 초 대비 2배의 수치다.

북미 외에도 유렵항만의 체선으로 기항지 변경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으며 대서양 및 중동항로 서비스 선박의 일부가 태평양 항로에 임시 배치되고 있어 특히 북미항만의 체선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국의 크리스마스 수요 증가에 따른 컨테이너 화물량이 급증하고 있는데 이에 따른 수입 컨테이너의 증가로 항만 적재율이 상승하고 있으나 이를 해소할 수 있는 내륙물류도 포화상태로 단기적인 해소는 힘든 상항이다.

올해 7월 기준 소매재고율은 1.11로 4월 1.07에 비해 소폭 상승하였으나 과거 평균인 1.4에 비해서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한 관계자는 9월 말 기준 항만 대기상황은 올해 2월과 유사하여 최소 몇 달 동안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더욱이 수요 증가에 따라 선사들은 타 지역의 일부 선대를 아시아-북미 서부에 투입하고 있어 선박 대기는 현재보다 더 증가할 가능성도 높다는 분석이다. 특히 4분기는 추수감사절, 성탄절, 블랙프라이데이 등 주요 이벤트로 인해 물동량이 가장 많은 기간이다.

9월 수출 신기록 달성

추석 연휴와는 상관 없이 9월 수출은 한국 무역 역사상 최고치를 달성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9월 수출액이 작년 동기 대비 16.7% 증가한 558억3천만달러를 기록했다고 1일 발표했다. 무역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1956년 이래 65년 만에 가장 많은 수치로 종전 최고 기록은 올해 7월 554억8천만달러였다. 더구나 지난달 조업일수는 21일로 지난해 9월보다 2일 적었다.

품목별로 보면 15개 주력 품목 중 8개 품목이 증가세를 나타냈다. 조업일수가 줄어든 특성 상, 자동차, 차부품, 선박 등은 감소했지만 반도체, 석유화학, 철강 등 중간재와 디스플레이, 무선통신기기, 컴퓨터 등 IT 품목들이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반도체는 28.2% 증가한 121억8천만달러의 수출 실적을 기록해 올해 들어 최고 실적이자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월 수출액을 기록했다.

수출 2, 3위 품목인 석유화학과 일반기계도 51.9%, 7.9% 각각 증가했으며 전기차(46%), 시스템반도체(32%) 등도 역대 9월 수출액 중 1위를 달성했다.

지역별로는 9대 주요 지역 수출이 모두 증가한 가운데 신남방(아세안+인도) 지역으로의 수출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미주, EU로 수출도 역대 9월 신기록을 기록했다.

9월 수입 또한 전년 동기 대비 44.0% 증가한 515억6천만달러로 집계됐다. 


4분기 수출 호조 예상과는 별개로 물류비.원자재 여전히 제약

수출산업경기전망지수(EBSI)가 여섯 분기 연속 100 이상을 기록하며 우리 수출이 4분기에도 호조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국내 1036개 수출기업을 대상으로 조사·분석한 ‘2021년 4/4분기 수출산업경기전망조사’에 따르면 4분기 EBSI는 106.0으로 지난 3분기(113.5)에 비해 소폭 감소했으나 여전히 100을 상회하면서 우리 수출이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지수가 100을 상회하면 향후 수출여건이 지금보다 개선될 것으로 본다는 의미다.

품목별로는 백신 보급으로 인한 글로벌 수요 회복 흐름이 지속되면서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143.4), 의료정밀 및 광학기기(129.0), 기계류(111.5) 등 주요 15대 품목 중 10개 품목의 수출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자동차의 경우 친환경차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단가 상승세가 유지되고 있으며, 기계류는 세계 각국이 경기 부양을 위한 인프라 투자에 나서면서 건설공작기계 등을 중심으로 수출 증가세가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석유제품(76.3), 플라스틱 및 고무제품(79.6), 화학공업(76.3)의 경우 지난 3분기 대비 수출환경이 악화될 것으로 나타났다. 유가 상승으로 인해 원재료 가격이 상승하고, 미국 휘발유 사용 성수기(드라이빙 시즌) 효과가 축소되면서 석유제품 관련 수요가 감소할 것을 주요 원인으로 분석됐다.

항목별로는 ‘수출계약’(113.2), ‘수출상담’(111.8), ‘수출국 경기’(109.5) 등의 환경이 좋아질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코로나19 백신 보급에 따른 주요국 경기 회복과 수출활력 제고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수출상품 제조원가’(79.0), ‘수출채산성’(87.8), ‘수출단가’(90.6) 등 항목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평가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이 4분기 수출 애로요인으로 가장 많이 지목한 항목은 ‘물류비용 상승’(24.3%)과 ‘원재료 가격 상승’(24.3%)으로 나타났다. 특히 물류비용 상승에 대한 애로사항이 지난 3분기 대비 1.9%p 상승하는 등, 해상운임의 가파른 상승세가 수출기업의 경영활동에 큰 애로가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상운임의 지표 중 하나인 상하이컨테이너 운임지수(SCFI)는 코로나 이전에는 900 내외의 수준을 유지했으나 올해 4월 2일 2582.42로 상승한 데 이어, 9월 17일 기준으로 4622.51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소 화주 수출대금 연체율, 대기업 4배
 
중소 수출기업들의 해외 바이어 수출대금 연체율이 대기업의 4배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무역보험공사(이하 “K-SURE”)가 1일 발표한 ‘수출대금 결제동향 보고서(K-SURE Payment Data Report 2021)’ 에 따르면 신용장 대비 대금결제 안정성이 낮은 무신용장거래 비중은 중소기업(87.3%)이 대기업(86.1%) 보다 높았으며, 바이어의 수출대금 연체율도 중소기업(29.9%)이 대기업(7.7%) 보다 높은 것으로 조사되어 중소기업의 수출대금 결제환경이 대기업 대비 열악한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주요 수출시장에서의 결제방식은 무신용장방식이 86.5%로 주를 이뤘고, 평균결제기간은 71.6일, 연체율은 13.0%, 평균연체기간은 19.1일, 부도율은 1.7%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아프리카, 중남미, 중동이 타 지역에 비해 높은 연체율(21.9%~28.3%)과 연체기간(19.5일~27.5일)을 보였으며, 부도율(2.9%~4.6%)도 글로벌 평균(1.7%)보다 높았다.

특히, 중남미 지역은 평균 결제기간(90.2일)이 가장 긴 반면, 신용장 비중(3.4%)은 낮은 수준으로, 대금결제에 가장 취약한 지역으로 확인됐다.

업종별 연체율은 종이원지, 판지, 종이상자 도매업(32.9%)에서 가장 높았고, 결제기간은 액정 표시장치 제조업(95.6일)이, 연체기간은 기타 무선통신장비 제조업(52.4일)이 가장 길었다.

K-SURE 관계자는 “리스크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중소·중견기업이 중남미·아프리카 등 대금결제 위험이 높은 지역으로 수출하는 경우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무역보험을 활용하면 수출대금 미회수 위험에 대비하고, 수출채권을 미리 현금화 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국내 기업들, 해외시장 의존도 심화

한편 코로나19 이후 국내 기업의 해외시장 의존도는 심화되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이 국내 100대 기업의 연결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코로나19 이후 우리 기업의 해외시장 의존도가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100대 기업들의 올해 상반기 총 매출액은 723.6조원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상반기 674.1조원 대비주2) 49.5조원 늘어났으며, 이 중 46.4조원(총 증가액 49.5조원의 93.7%)이 해외시장에서 발생했다. 반면, 국내매출 증가분은 3.1조원(6.3%)에 불과했다.

올해 상반기 100대 기업의 해외매출액은 397.3조원으로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 상반기 350.9조원 대비 13.2% 증가하면서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크게 앞질렀다. 반면, 올해 상반기 100대 기업의 국내매출액은 326.3조원으로 2019년 상반기 323.2조원 대비 1.0% 증가에 그쳤다. 해외매출이 국내매출보다 크게 증가함에 따라 올해 상반기 100대 기업의 해외시장 의존도(해외시장 매출액/전체 매출액)는 54.9%로 2019년 상반기(52.1%)보다 2.8%p 증가했다. 

국내매출의 경우 기업규모별 양극화가 뚜렷해, 상위 기업을 제외한 상당수 기업들은 내수시장에서 코로나19 충격을 여전히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액 상위 20대 기업의 올해 상반기 국내매출액은 148.1조원으로 2019년 상반기 131.0조원 대비 13.1% 증가했다. 반면, 하위 80대 기업의 올해 상반기 국내 매출액은 178.2조원으로 2019년 상반기 192.2조원에 비해 △7.3% 감소했다. 같은 기간 중 100대 기업의 매출액 5분위 배율주3)도 10.7배에서 11.3배로 확대되는 등 내수시장에서 기업규모별 양극화가 코로나19 이전보다 심화되었다.

미주·유럽 등 선진시장 매출신장 뚜렷, 아시아 상대적 부진

지역별로는 지난해 연말 이후, 백신접종이 본격화되었던 미주, 유럽에서의 매출액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100대 기업의 올해 상반기 미주지역 매출액은 127.8조원으로 2019년 상반기 103.8조원 대비 23.1% 증가했다. 같은 기간 유럽지역 매출액은 63.6조원에서 80.1조원으로 25.9% 늘어났다. 반면, 상대적으로 백신접종이 더디게 이뤄지고 있는 아시아 지역은 2019년 상반기 대비 2021년 상반기 매출액이 각각 1.6% 증가하는데 그쳤다.

기업규모별로는 상위 20대 기업과 하위 80대 기업 모두 올해 상반기 해외매출이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상반기보다 개선되었으나, 증가폭은 상위 20대 기업이 하위 80대 기업보다 더욱 크게 나타났다. 상위 20대 기업의 올해 상반기 해외매출액은 291.1조원으로 2019년 상반기 247.9조원 대비 17.4% 늘어났다. 하위 80대 기업은 106.2조원으로 2019년 상반기 103.0조원 대비 3.1% 증가했다.

의약의료, 전기전자, 운수장비 해외 증가

업종별로는 의약의료, 전기전자, 운수장비 등 6개 업종의 올해 상반기 국내 및 해외매출이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상반기에 비해 늘어났다. 반면, 기계, 조선 등 3개 업종은 올해 상반기 국내외 매출이 모두 줄어들었다. 

의약의료 업종은 코로나19 진단키트 수요 급증 등으로 2019년 상반기 대비 올해 상반기 국내매출이 23.4%, 해외매출은 1,068.2% 증가했다. 전기전자 업종은 비대면화와 재택근무 활성화로 인한 모바일, PC, 반도체 등 수요 증가의 영향으로 2019년 상반기 대비 올해 상반기 국내매출이 19.6%, 해외매출이 19.0% 늘어났다. 운수장비 업종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현대·기아차의 신차 출시 효과에 힘입어 2019년 상반기 대비 올해 상반기 국내매출이 13.1%, 해외매출은 10.6% 증가했다.

반면, ?기계 업종은 중국 건설경기 부진의 영향으로 2019년 상반기 대비 올해 상반기 국내 및 해외매출이 각각 △22.7%, △36.4% 줄어들었다. 선박 수주가 매출로 잡히기까지 1년 반에서 2년 가량이 소요되는 ?조선 업종도 과거 업황악화에 따른 수주 공백의 영향으로 2019년 상반기 대비 올해 상반기 국내 및 해외매출이 각각 △22.2%, △75.6%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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