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임하락 현상 정체…채산성 악화는 심화
특송 협의체 필요성 인식…악덕고객 정보 공유 시급
국제특송업계가 올해 들어와 많은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 제반 비용은 높아만 가지만 수익은 더욱 낮아지고 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특히 상반기에는 현금 유동성이 좋지 않아 업계의 주름살을 더욱 짙게 했다.
심지어 국제특송업계의 공멸을 말하는 이도 있다.
본지는 창간 2주년을 기념해 지난 상반기와 오는 하반기에 대한 전망과 함께 이러한 업계의 제반 문제점들에 대한 업계의 인식을 살펴보는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는 지난 6월 1일부터 6월 14일까지 면접, 전화, 팩스를 통해 이뤄졌으며 총 10개 문항에 대해 80여개 사를 대상으로 실시, 이중 45개 사가 응답에 참여했다. /조사자 : 최인석 기자·최성모 기자 , 정리 : 김석융 기자
업계에서는 이번 조사를 통해 상반기 물동량이 지난 상반기 대비 미미한 증가세를 기록했으나 수익성은 더 악화됐다고 답했다.
운임하락은 예상보다 정체 수준에 머물러 있으나 고유가와 환율 변동으로 수출 기업들의 현금 유동성이 악화됨에 따라 악성 미수금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업계간 공조에 대해서는 필요성을 절실하게 인식하고 있으나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팽배했으며 하반기 영업과 함께 관리를 병행하는 전략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상반기 물동량 증가율 평균 5%대
우선 지난해 대비 상반기 물동량은 평균 5% 정도 증가한 것으로 응답했다. 지난해보다 10% 이상 증가했다고 응답한 업체는 전체 30%에 이르렀다. 또한 5~9% 증가했다는 업체도 25%에 달해고 1~4% 정도 증가했다는 업체도 15%로 조사돼 전반적으로 작년보다 물동량이 증가했다는 업체는 70%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제특송 홀세일러들도 한 곳만 제외하고 대부분 물동량이 5% 이상 증가했다고 답해 전체적인 상승 곡선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10% 이하 및 -5~-9%정도 물량이 감소했다고 답한 업체가 각각 15%인 것으로 나타나 대조를 이뤘다.
매출부분, 전반적으로 증가추세
국제특송업계의 상반기 매출은 전반적으로 상승한 것으로 조사돼 외형적으로는 시장 자체는 확대되고 있음을 반영했다.
1~4% 증가했다는 업체는 전체 응답자의 25% 였고 5~9% 증가 및 10% 이상 증가했다는 업체도 25%에 달해 매출 자체에 대해서는 한국발 특송물량의 상황이 침체된 상황임에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5~-9%의 감소를 경함한 회사는 10%였으며 -10% 이하의 매출 하락을 기록한 회사도 15%에 달해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시작되고 있음을 나타내주고 있다. 0~-4%는 한 업체에 불과했다.
매출은 그러나 높아진 Carrier 운임과 유류비 등 간접 비용을 포함하고 있어 절대적인 면보다는 상대적인 경기 흐름과 관련 깊다고 업계 한 관계자는 분석했다. 그는 또 "경쟁이 치열한 상태이기에 전반적으로 풍선 효과(중간층이 없어지고 양 쪽이 치우친 현상)로 이어지는 있다"고 설명했다.
운임하락율 정체 수준
운임에 대해 국제특송업계에서는 지난 몇 년간의 지속적으로 떨어졌던 것이 올해 정체되거나 약간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중 30%는 운임이 전년 상반기 대비 1~4% 정도 올랐다고 답했으며 10% 이상 상승했다고 답한 업체도 15%에 달했다.
그러나 운임 하락이 이어지고 있다는 답한 응답자도 전체 55%여서 여전히 하락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4~0% 정도 하락했다고 답한 업체가 25%, -5~-9%는 20%, -10% 이하 10%의 응답자가 각각 답했다.
리테일업체 중 한 관계자는 "현재보다 약 10% 이상 운임이 상승해야 채산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해 국제특송 운임의 저평가가 심화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다른 관계자는 "운임하락이 계속 이어질 경우 규모가 큰 업체들에 전적으로 유리해질 것"이라며 "이들은 박리다매식을 영업으로 운임덤핑으로 물동량을 무작정 끌어 모우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망했다. 결국 규모가 영세한 업체들에게는 더욱 더 힘든 시기를 보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운임하락 걱정...고유가 걱정
지난 상반기 국제특송업계에서 가장 큰 문제점에 대해 업계에서는 유가상승과 운임하락을 꼽았다. 복수응답자들 중 35%가 고유가에 따른 제반 비용의 상승이 채산성을 크게 악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업체 관계자는 "높아지는 항공유류할증료는 물론이고 픽업 및 배송 차량 유류비도 크게 올라 특송업계를 위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 다음으로 34%의 복수응답자가 운임하락을 꼽았다. 구체적인 통계는 드러나지 않았으나 업계에서는 국제특송운임이 지난 4년 전보다 50% 이상 낮아진 것으로 분석했다. 이는 업계간 과당 경쟁에 따른 것으로 운임 저평가에 대한 상호 공조가 필요함을 반증하고 있다.
물량감소와 감소와 관련 15%의 복수응답자들이 상반기 업계의 주요 문제점 중 하나라고 마킹했다. 특히 중국 섬유 쿼터제 폐지, 국제 환율의 급격한 변화, 고유가의 지속 등으로 한국발 특송화물 물동량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고 응답자들은 우려했다.
아울러 8%의 복수응답자들은 지난 상반기 동안 오퍼레이션에서 문제가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고 답했다. 해외 통관 시스템의 변경, 픽업과 배송간의 불규칙한 흐름, 항공사의 기적 지연 등이 이들을 괴롭혔다는 내용이다.
이밖에도 미수금 문제, 비상식적인 영업, 불법적인 관행, 업계 분열에 따른 악순환 등이 지난 상반기에도 업계를 괴롭히고 있는 문제라고 꼽았다.
하반기 물동량 '파란불' 예상
상반기 대비 하반기 물동량에 대해 업계는 대부분 증가할 것이라는 장미빛 전망을 내놓았다. 전체적으로 75%가 물동량 증가에 긍정적으로 답했기 때문이다. 특히 10% 이상 더 많아질 것이라고 응답한 업체가 30%에 달했고 5~9%도 25%에 이르렀다. 별다른 차이가 없거나 4% 이하의 소폭 증가를 전망한 응답자도 20%에 이르렀으나 전반적인 하반기 전망은 밝은 편이었다. 이는 전통적으로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물동량이 많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10% 이하로 줄어들 것이라고 응답한 업체도 20%에 달해 부정적인 전망도 만만치 않게 높았다.
악덕 기업은 함께 잡아야
특송업체간 가장 협력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44%의 복수응답자가 악성미수금 기업에 대해 업체들이 정보를 공유해야 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일부 화주들이 물량확보라는 국제특송업체들의 약점을 이용해 결제를 늦추거나 아예 지급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특송업체들의 골칫거리가 되고 있는 상황이다. 심지어는 거래처를 변경해 가며 상당한 금액의 악성 미수금을 남기는 화주고객들도 있어 업계 문제를 넘어 사회적 문제까지 비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부분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악덕 화주들에 대한 정보를 업계가 서로 공유해 더이상의 피해를 막아야 한다는 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이 마저도 쉽지 않은 듯 하다. 지난해까지 악덕 업체 신상을 일부 특송업체들이 모여 별도 홈페이지에 공개해 왔다가 폐쇄시킨 S사 관계자는 "당시 몇몇 업체들의 중지를 모아 악덕 업체의 정보를 공개했지만 오히려 이를 악용해 더욱 더 낮은 운임으로 물량을 치고들어가는 부작용이 생긴데다 실제로 업체들이 자신들의 정보는 내놓지 않아 웹페이지를 폐쇄했다"고 회고했다. 다른 관계자는 또 "내가 당했으니 남도 당해야 한다는 심보를 가진 업체도 있다"고까지 전했다.
협력할 부분에 대한 또 다른 의견은 운임하락에 대한 공동대처(복수응답의 40%)라고 꼽았다. 운임하락으로 시장 자체의 공멸 위기감이 극대화되고 있음을 반영하고 있다. 그러나 이 부분에 대해서도 업계간 공조없이는 전혀 이뤄질 수 없는 '희망사항'뿐인 듯 하다.
이밖에도 공동담보를 통해 재정안정(12%), 오퍼레이션 시스템 상의 협력(4%) 등이 업계가 협력해야 할 부분이라고 응답자들은 지적했다.
"공동체는 필요...현실이 못따라"
업계의 제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하나의 대안의 국제특송협회 또는 국제특송협의체 조직에 대해 응답자들은 압도적으로 찬성표를 던졌다. 그 필요성에 대해 응답자의 50%가 '필요있다'고 답했고 '필요는 하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응답한 업체도 30%에 달했다. 협의체 조직에 대한 필요성을 직감하고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현재 업계간 과당경쟁과 상호 치열한 견제로 인해 이미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상황에서 제대로 조직될 수 있겠느냐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A사 대표는 "협회 또는 협의회가 제대로 가동하기 위해서는 전체 업계의 컨센서스 있어야 한다"고 전제한 뒤 "그러나 과거의 예로 볼 수 있듯이 어떤 한 부류가 주관을 하기보다는 중립적인 제3자가 이를 주관해야 가능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더 이상 업체의 공멸을 피하기 위해서는 우선 작은 부분이라도 서로 머리부터 마주 대하는 장소가 필요하다"고 말해 협의체 조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업계간 반목 심화, 시장 유동성의 지속, 주도적인 업계 원로의 부재 등으로 협회 조직 자체가 아직은 불가능하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았다.
하반기 영업.관리.네트워크 강화 병행
하반기 개선 또는 강화할 점에 대해 38%의 응답자들은 영업력 강화에 주력하겠다고 응답했다. 이는 아직 변화무쌍한 국제특송시장에서 채산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경쟁력있는 영업력이 최우선이라는 인식에서 도출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31%의 응답자들도 관리업무를 강화시키겠다고 응답해 영업에 따른 관리를 병행하겠다는 움직이다. 아울러 기존 일부 노선에 국한된 네트워크 경쟁력을 다른 지역으로도 확대시키겠다고 응답한 업체들 전체 31%에 달해 하반기에는 이 세가지에 대한 병행이 대세를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통관시간 단축 필요
특송업계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사항 중 하나인 통관과 관련해 업계에서는 통관시간 단축이 가장 먼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전체 71%의 응답자가 이같이 응답했는데 과거 보다 현저하게 통관시간이 단축되긴 했지만 주로 대형 업체 중심의 특송통관 시스템이 이뤄지고 있어 더 많은 개선점이 요구된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또 다른 문제로 24%의 응답자들은 특송통관 관리대상을 철저히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부 특송업체에 대한 통관관리가 불규칙하게 일어나고 있고 또 건전한 업체에 대한 선별이 잘 안돼 함께 통관시 함께 피해를 보는 경우가 종종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물량 증가하나 수익 하락폭 확대 전망
장기적으로 국제특송시장에 대해서는 매우 부정적인 결과가 나왔다. 75%의 응답자가 운임저하에 따른 수익 하락에 대해 크게 불안해 하고 있었다.
이중 40%의 응답자는 물량은 증가하겠지만 수익과 운임은 계속 하락할 것이라고 응답해 시장 확대는 낙관하면서도 채산성 악화를 예견했으며 나머지 35%는 물량과 수익 그리고 운임 모두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 이유에 대해 "한국 생산 공장의 해외 이전이 가속화되고 있고 생산 공동화가 국내에서 촉진되고 있는 가운데에 있어 물량 자체에 대한 전망이 밝을리 없다"며 한 관계자는 설명했다. 그는 "게다가 적은 물량을 가지고 영세한 업체들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기 때문에 운임하락 및 수익성 하락이 함께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20%의 응답자는 단기적으로 어둡겠지만 장기적으로 전망이 있다고 말해 시선을 모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세계 물동량의 1/3이 동북아 지역에 몰릴 것이며 자유무역협정(FTA)이 확대되면서 거의 국내택배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그는 "국경을 초월한 온라인 쇼핑몰이 국제간 신유통 질서를 만들 것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국제간 특송은 더욱 촉진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코리아포워더타임즈 & parcelherald.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목록 보기
NEWS - 최신 주요기사
-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