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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빠지기쉬운유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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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종 : 2010.10.11 16:52
Serial Article - 지난 날을 돌아보며 …

빠지기 쉬운 유혹

[지난 호에 이어]
개인회사가 카지노 때문에 부도가 나는 것은 비일비재한 일이고 주재원도 거액의 공금을 만지다 보면 카지노라는 늪에 빠지기 쉽다. 한번 카지노에서 돈을 잃으면 누구나 원금을 회수하고 싶은 생각이 든다, 그럴 때 자기 주위에 자금이 있으면 반드시 다시 가게 마련인 것 같다. 원금을 찾기 위해 추가로 공금을 사용하다가 공금 횡령이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유학생도 마찬가지이다. 나는 모스크바 생활 초기 2년 동안 유학생 기숙사에서 생활한 적이 있다. 그러다보니 학생들의 생활도 잘 알게 되었는데 그들 중에 카지노에서 유학생활을 마친 학생들은 여럿 보았다. 학생도 약간의 지루한 생활을 벗어나려고 카지노에 발을 들여놓게 된다. 그러다 생활비를 잃게 되면 그 달 살기가 막막해진다. 원금이 아까우니 만회를 위해서 다음달 생활비를 끌어서 쓰고 등록금까지 카지노에 넣고 그러다가 친구들에게 빌린 돈을 같기 위해 국내로 돌아가는 유학생을 본 적이 있다.
그 친구는 왕복 티켓을 구입하기 위해서 이곳저곳에서 돈을 융통하는 고생을 하고서도 결국엔 그 티켓을 편도로 바꾸고 남는 돈을 카지노에 탕진하고 편도 티켓만 가지고 비행기에 올랐다.
나는 카지노야말로 해외 생활에서 가장 위험한 존재하고 생각하기 때문에 주재원들에게 아예 처음부터 발을 디디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하고 있다.
또 하나가 여자 문제이다. 나도 그곳에서 총각시절을 보냈지만, 이곳에는 스스로 절제하는 생활이 안 되면 본인 신변에 문제가 발생될 수 있다. 정말 사랑을 해서 결혼까지 하게 되면 좋은 일이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러시아를 너무 쉽게 생각하는 데서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러시라는 정치체제가 사회주의에서 자본주의로 변하는 과정만 뒤질 뿐이지 한국은 물론 유럽과 미국에 비해서 전혀 뒤떨어지는 나라가 아니다. 교육, 예체능, 기초과학, 사회복지분야 등 우리가 배워야 할 분야가 많은데 구 공산권 국가였다는 이유만으로 우린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아직도 러시아에 출장 올 때 스타킹을 사가지고 오는 분들이 있다. 여성들에게 스타킹이나 말보르 담배 하나만 주면 다 통한다는 13년 전 정도의 생각으로 오는 것인데 정말 뭘 모르고 그러는 것이다. 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러시아 여자를 바라보는 시각이란 쉬울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니 별 생각 없이 쉽게 관계를 가지려고 하다가 나중에 봉변을 당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 특히 총각 주재원들에게 자주 주의를 주곤 한다.
해외 주재원으로 있으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있다. 워낙 예체능이 발달한 나라여서 마음만 먹으면 가정교사를 초빙하여 피아노, 바이올린, 발레, 아이스하키, 승마 등을 저렴한 가격에 배울 수 있고, 특히 골프도 한국과는 달리 최근 후 백야를 이용해 늦게까지 개인 강습을 받으면서 연습할 수 있고 필드에 나가서 혼자 칠 수도 있다.
한국에서 많이 접하지 못한 발레, 오페라, 써커스 등 수준 높은 공연들이 많기 때문에 본인들이 시간만 잘 활용한다면 주재원 생활을 하는 동안 저렴한 비용으로 높은 수준의 문화  생활을 할 수가 있다.
이런 이유로 나는 주재원들에게 가능한 한 골프를 배우게 하고 있다. 서울에서야 젊은 직원들에게 사치스러운 운동일수 있지만, 나도 그랬듯 술자리에 쏟아 붓는 용돈만 줄여도 현지에서는 충분히 골프를 칠 수가 있으니 기회가 주어질 때 배워두는 것이 나쁘지 않다고 생각된다. 모스크바에 있으면서 나 또한 골프를 어느 정도 배워놔서 한국에 돌아와 사업을 하면서 요긴히 잘 써먹고 있다.
서울에 있을 때도 여유시간이 있으면 가장 즐겁게 하는 것이 두 딸을 데리고 연극과 같은 공연물을 관람하는 일이다. 직접 배우와 연주자를 볼 수 있어 졸고 아이들에게 그런 예술에 흥미를 느껴 배우고 싶다는 욕망을 가질 수 있도록 배려를 해주는 것이다. 꼭 딸들만을 위한 것은 아니다. 그 동안 러시아와 중앙아시아에서 여유가 있는 시간마다 공연물을 보고 이곳저곳을 찾아다니면서 자연스럽게 생긴 예술적 흥미가 이젠 나에게도 가장 즐거운 취미가 되어버렸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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