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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항공화물운임담합처벌

  • parcel
  • 최종 : 2010.06.10 16:36
공정위, 항공화물 운임담합 과징금 폭탄
9개 항공사 1,200억원…세계 최초 정식심판 일괄 처벌  

공정거래위원회가 항공화물 운임을 담합했다는 혐의를 인정, 지난 5월 27일 16개국 19개 항공화물 운송사업자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1,195억 원을 부과했다. 현재 미국, 유럽연합(EU) 등지에서도 동일한 조사가 진행 중이어 향후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전망된다.
공정위는 21개 항공화물 운송사업자들이 1999∼2007년 한국에서 출발하거나 한국으로 들어오는 노선에서 유류할증료를 인상하는 방식으로 항공화물 운임을 담합했다는 것이다. 이번 과징금은 앞서 6개 액화석유가스(LPG) 업체에 내린 6,686억 원과 퀄컴에 부과한 2600억 원에 이어 3번째로 크다.
담합으로 처벌받은 항공사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포함해 루프트한자, KLM, 에어프랑스-KLM, 캐세이패시픽항공, 일본항공(JAL), 에어프랑스, 영국항공, 타이항공 등 21개사다. 이 중 스칸디나비아항공(SAS)과 인도항공은 경고만 받았다.

김석융 부장(Simon@parcelherald.com)

공정위는 지난 2005년 12월 담합가담자의 자진신고를 계기로 항공화물운임 국제카르텔을 조사를 시작했다.  그결과 지난 2002년 6월 대한항공과 루프트한자는 한국에서 출발하는 노선에 유류할증료 도입을 합의했고 이후 2007년 7월까지 양사를 포함한 17개 항공사가 항공사 대표모임을 통해 수차례 유류할증료 인상에 합의했다는 내용이다. 아울러 한국으로 들어오는 다수의 노선에서도 동일한 형태의 항공사 간 담합이 있었다고 선고했다.  혐의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시작은 지난 1997년부터였다. 항공사들은 유가 변동에도 불구하고 안정적 운송수입 확보를 위해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를 통해 유류할증료의 일괄 도입을 시도했었다. 그러나 미국, EU 등에서 소비자의 이익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경쟁법 면제를 거부했고, 이에 대응해 항공사들은 각 지역 노선별로 담합해 유류할증료 도입을 추진했다. 이 과정에서 한국발 전세계행 노선과 우리나라를 목적지로 하는 외국발 한국행 노선은 담합도 추진했다.
대한항공과 루프트한자가 유류할증료 도입을 먼저 합의했다.
● 한국발 : 지난 2003년 1월~4월 대한항공, 루프트한자 2개사를 포함한 17개 항공사는 이기간 동안 항공사대표모임, 소위 ‘BAR(Board of Airline Representatives)’을 통해 지난 2003년 4월 16일부로 120원/kg의 유류할증료를 도입하기로 합의했고, 이듬해 10월, 2005년 7월,11월 등 유류할증료 인상을 합의하고 실행했다. 또한 2007년 7월 31일날 담합모임인 바미팅의 종료로 한국발의 담합을 종료했다.
● 유럽발 : 지난 1999년 12월~2000년 2월 경 8개 항공사가 독일지역 항공사 모임인 인터라인미팅(소위 ‘커피미팅’) 혹은 개별 의사연락을 통해 10유로센트/kg의 유류할증료를 도입하기로 합의했다. 이후 항공사들이 추가 가담해 유가인상 시점마다 수차례에 걸쳐 유류할증료 인상을 합의하고 실행했다. 2006년 10월 1일 루프트한자 등이 개별적으로 유류할증료를 변경하면서 유럽발의 담합을 종료했다.
● 홍콩발 : 지난 200년 1월 7개 항공사는 BAR 화물분과회의를 통해 2000년 2월 1일부로 0.50HKD(홍콩달러)/kg의 유류할증료를 도입하기로 합의했고, 이후 유가 인상시마다 수차례에 걸쳐 지속적으로 유류할증료 인상을 합의하고 실행했다. 2007년 6월 25일 캐세이패시픽항공이 할증료 합의를 위한 BAR 화물분과회의에서 탈퇴하기로 발표하면서 홍콩발의 담합이 종료됐다.
● 일본발 : 2002년 9월부터 10월까지 5개 항공사가 항공사간 모임인 ICAJ(Interline Cargo Sales Association of Japan)을 통해 2002년 10월 16일부로 12엔/kg의 유류할증료를 도입하기로 합의했고, 이후 05월 10일 까지 수차례에 걸쳐 지속적으로 유류할증료 인상을 합의하고 실행했다. 2006년 8월 항공사들이 담합모임을 탈퇴하면서 일본발의 담합을 종료했다.

“담합 영향 매출액 6조 7천억원”
공정위는 이같은 사실에 대해 대한항공에 487억원, 아시아나항공 206억원, 루프트한자 121억원, KLM항공 78억원 등 총 1,1950여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부과 기준은 시장 점유율에 근거한 것이라고 공정위는 밝혔다.
공정위 국제카르텔과의 김정기 과장은 “항공화물운임 담합은 ▲각 국가별 국적사가 주도하는 항공사모임을 담합수단으로 이용했다는 점 ▲ 표면적으로 얼라이언스 모임을 이용 경쟁사와 가격담합을 은밀하고 치밀하게 추진했다는 점 ▲ 유럽발의 경우 담합시, Secret Services(비밀요원)을 이용해 은밀히 경쟁사와 접촉하거나, 경쟁사와의 의사연락 사실을 노출시키지 않기 위해 함축적 표현을 사용(예: ‘Paris’→ 에어프랑스, ‘암스테르담’→케이엘엠항공)했다는 점 등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우리 시장에 대한 영향으로는 최대 7년여에 걸친 담합에 참여한 항공사가 16개국 21개사에 달하며, 담합으로 인해 영향받은 매출액은 약 6조 7,000억원에 달했다”며 “우리나라 전체 수출화물 중 항공화물이 수출금액 기준으로 약 25%에 달, 이번 사건 담합으로 인해 국내 산업의 수출경쟁력에도 심각한 피해를 줬을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공정위는 이번 조사과정에서 축적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국제카르텔 조사매뉴얼’을 마련했으며 이는 향후 국제카르텔 조사를 위한 가이드 라인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화주들, 강력대응 움직임
이러한 과징금 부과 방침 발표에 대해 화주들은 이번 기회에 항공사들의 운임인상 행태를 고치자는 움직임이다. 무역협회 하주사무국 관계자는 “그동안의 운임인상이 항공사들의 집단적이고 일방적인 점이 드러났으므로 운임인하에 지속적인 압력을 넣을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달 국토해양부에서 항공사들을 모아놓은 자리에서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자동차 등 대형 화주들은 보안할증료 등 각 할증료의 실효성에 강한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러나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이번 공정위 발표에 일단 언급을 회피하고 있다. 향후 있을 민사소송 등에 빌미를 제공하지 않기 위해서다. 다만 항공사의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 화주들은 유류할증료, 보험할증료 등 각종 할증료부문에서 해외 대비 절반만 내고 있다”며 “이번 일로 하여 이미 혜택을 받는 것까지 트집을 잡는 것은 옳지 않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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