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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김포공항 특송통관 몸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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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종 : 2010.05.26 17:32
꽉 막힌 김포공항 특송통관…업체·세관 ‘비명’
하루처리량 두배 급증…뾰족한 대안 없어 고심
“세관인력 충원 및 통관시설 확충 절실”…관세청, “시설확충 연말 검토”

김포공항이 지난 3월들어 갑자기 늘어난 인바운드 수입특송화물로 인해 몸살을 겪고 있다. 적정 처리 물량을 이미 초과한 상태인데 여기에 더해 두배 가까이 더 늘어나 특송업체는 배송지연으로 혼란에 빠져 있고 김포세관원들은 또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고 있는 상태다.
이같은 현상은 원화강세라는 외부적인 요인과 특송업체들이 특송통관 관련 고시 강화로 인해 김포세관으로 몰리면서 빚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이를 위해 김포세관과 특송업체들은 머리를 맞대고 효율화 방안을 모색하고 있지만 뾰족한 대안이 나오지 않고 있다. 관세청도 시설 확충을 염두에 두고 있지만 연말이 되어야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가운데 오전시간마다 전쟁을 치루는 모습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여 특송업계뿐만 아니라 김포세관원들의 속만 끓고 있는 실정이다. / 김석융 부장

지난 5월 14일 오전 9시. 김포공항 화물청사로 들어가는 북측 출입구는 특송화물차량으로 막혀 있었다. 차량들은 두줄로 늘어서 화물이 언제 반출될지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다. 아침 7시부터 시작된 통관작업은 예전같으면 9시 전후에 끝났어야 할 일이지만 요즘은 11시를 훌쩍 넘어서야 겨우 정리가 된다고 한다. 계장을 포함해 총 12명의 특송통관 세관원들은 화장실 갈 틈도 없이 분류작업과 검사를 하고 있어 안쓰런 모습까지 든다.
김포세관에 따르면 지난 2월까지 하루 4,000건~4,500건을 소화했던 수입 특송화물량이 3월들어 갑자기 증가해 평균 6,000~7,000건, 많은 날은 8,000건을 처리하고 있다. 두배 가까이 폭증한 것이다.
실제로 통계치를 보면 1월 8만 9,355건, 2월 11만 5,160건이었던 김포세관 지정장치장(관세무역개발원 김포공항 창고) 반입 특송화물은 3월들어 무려 65%나 증가한 19만 892건으로 증가했다. 4월에는 이보다 더 많은 19만 6,081건을 처리해 상승 기세를 누그러뜨리지 않고 있다. 이번 5월에도 더 많은 물량을 기록할 것으로 보여 당분간 상승세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4월의 경우 인천공항세관 및 김포세관을 합친 특송통관 물량이 68만 6,599건이었는데 김포세관을 통해 특송통관 된 것이 양 세관 합친 물량에 28.5%에 달하고 있다. 이는 1월의 비중 16.9%보다 11.4%가 더 높아진 것이다. 갈수록 김포세관의 특송통관 비중이 크게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원화강세·통관집중화가 원인
김포세관으로 반입되는 특송물량이 이렇듯 급증한 것에는 몇 가지 요인들이 작용하고 있다. 우선 외부적으로는 원화의 강세다. 지난해 만도 1달러당 1,200원대를 유지했던 환율이 연초들어 1,500원대로 낮아지더니 3월들어서는 1,100대 초반으로 급격히 낮아졌다. 특송업계에서는 환율이 100원 낮아질 때마다 월간 수입 특송화물이 약 1만~1만 5,000건으로 증가한다고 분석했는데 역산하면 그대로 맞아떨어지는 내용이다. 실제로 인천공항세관 및 김포세관 특송통관 합산치를 보면 3월까지 50여만건 이하 특송화물이 반입되던 것이 4월에 갑자기 70만 건 남짓까지 치솟았다.
이러한 외부적인 요인과 함께 특송업체들이 김포세관으로 몰린 것이 특송물량 폭증의 배경이 되고 있다. 지난해 특송통관 고시를 통해 자체 특송 통관시설 운영업자에 대한 기준 강화 및 일관 배송비율 강화로 인해 상당수의 자체통관장을 가지고 있던 특송업체들이 이를 포기하고 세관 지정장치장에서의 통관으로 전환하게 됐다.
세관지정장치장으로 옮긴 특송업체들은 톨게이트, 주차비 등 제반 비용이 높은 인천공항 지정장치장보다는 김포세관 지정장치장을 선호하게 됐다. 이 때문에 김포세관 지정장치장에는 지난해보다 훨씬 많은 15개 업체가 등록하게 됐고 발렉스로지스틱스, 쥬피터익스프레스, 오성글로벌로지스틱스, 제빅스로지스틱스, ADP국제운송, MEX, ACT코아 등 7개 업체가 3대의 X-Ray 시설을 나눠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예전에 자체통관시설 운영업체 1개사와 지정장치장 이용업체 3개사에 비하면 엄청나게 늘어난 셈이다. 뿐만 아니라 후발주자인 ACT코아도 지난 3월부터 전자상거래 물량을 처리하기 시작함에 따라 병목현상은 더 늘어나게 됐다.

관세청, 연말 특송검사장 추가 검토
김포세관 지정장치장의 병목현상은 주로 오전에 발생되고 있다. 최근 가동을 시작한 1대의 X-ray 및 자동화 시설을 포함해 3대가 가동하고 있고 1대의 수동 시설은 비상시에 가동하고 있다. 세관 인력
그럼에도 불구하고 물동량의 급증으로 인해 10시 이전에 처리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다. 특히 월요일 아침이나 휴일 다음날에는 거의 마비상태에 이를 지경이다.
이에 특송업계에서는 세관원 인력 충원과 특송시설 확충을 요구하고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지금의 현상은 물량은 계속 늘어나는데 통관할 수 있는 용량이 따라오지 못한데 기인한 것”이라며 “지정장치장으로 몰릴 것을 예상해 미리 세관 인력과 시설을 보완하는 선견지명이 있어야 했다”고 아쉬워했다.
김포세관 관계자도 “오전 7시에 세관원들이 출근해 하루종일 쉴틈없이 작업하고 있으나 물량 급증으로 지체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며 “세관원들도 심각한 업무 피로를 호소하고 있을 정도여서 50분 작업 10분 휴식제를 최근부터 실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관세청에서는 당장의 인력충원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관세청 특수통관지원과 관계자는 “현재 세관원이 총 4,400명인데 이는 10년전과 마찬가지”라며 “우리나라 수출입 교역량이 크게 늘고 있지만 인원은 변하지 않고 있어 여러 곳에서 인력 충원을 요청하고 있음에도 들어주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그는 “하지만 현재 내부젂으로 조정하고 있는 중이어서 현재의 불편을 조금만 참아달라”라고 말했다.
통관시설 확충과 관련, 관세청은 이미 김포세관에 특별하게(?) 확충했다는 입장이다. 특수통관지원과에 따르면 당초 2대의 자동화 X-ray 시설을 배치하려 했으나 현장의 요구가 있어 1대 더 추가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시설부족의 목소리가 있어 “예산 추이를 봐서 연말에 검사장 시설을 추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렇게 되면 현재의 병목현상은 다소 완화될 것이라고 관세청은 전망했다.
김포세관 역시 특송업체들과 특송통관 효율화를 위한 태스크포스(TF)팀을 최근 구성해, 절차별로 세세히 파악해 효율성을 강구 중이다. 특히 화물 검색을 위한 바코드 부착을 제대로 한다면 처리 시간이 그만큼 짧아질 것으로 분석하고 특송업체들에게 협조를 구하고 있다.  

근본적 대안 부재로 신음커져
그러나 이러한 노력들에도 불구하고 근본적인 대안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당장에 세관 인력충원과 통관시설 확충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당분간 병목현상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원화 환율의 강세가 이어지고 있어 향후 물동량은 더욱 늘어날 것이어서 업체들의 고심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한 특송업체 관계자는 “세관 인력 확충이 안된다면 민간업체에서 부담을 하더라도 시간제 인력을 고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내용에 대해서는 화물은 안전과 보안의 문제로 인해 걸림돌이 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가장 현실적인 내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근본적인 문제해결 방안은 못된다는 여론이다.
다른 방안으로는 임시개청이다. 이를 통해 통관 물량을 시간대별로 분산하자는 내용이다. 그러나 세관측은 임시개청을 원하는 화물이 상대적으로 미미하고 역시 인력 활용의 문제가 있기 때문에 난색을 표시하고 있다.
또 다른 대안은 특송업체들이 복수의 세관에 등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통관 고시에 따라 1세관 1개 특송업체 등록 규정을 바꿔 인천공항세관과 김포세관을 복수로 등록해 필요에 따라 물량을 분산시켜 통관하자는 제안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 관세청은 난색을 표시하고 있다. 특송업체가 다수의 세관에 등록할 경우 통관 물품의 관리에 혼선이 일어날 소지가 크고 국내 반입물품에 허점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다.
향후 2015년 김포공항 발전계획 중 특송단지화가 포함됐으나 그에 따른 후속조치나 계획은 아직 없는 상태다. 비좁은 통관장에 적은 통관 인력으로 국내 반입 특송화물의 30%를 소화는 김포세관의 등록 특송업계는 물론이고 세관원들의 신음이 더욱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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