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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만년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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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종 : 2010.03.15 09:52
만년대리

입사 2년차에 있었던 일입니다.
저는 따로 직함이 없는 일반 사원이었답니다.
그래서 그런지 항공사 직원과 만남을 갖거나 전화통화를 할 경우 말발(?)에서 밀리더군요.
의견을 조율해 가는 과정에서 이길 때도 있었지만 뒤로 밀리는 경우가 허다했습니다.
항공화물파트를 담당하면서 꽤 많은 항공사의 화물담당 직원들과 다퉜답니다.
거짓말을 조금 보태면 서로가 육두문자까지 사용한 적도 있었으니까 말이죠.
왜냐하면은 항공으로 화물을 보내기 위해 스페이스를 잡거나 운임 등의 얘기를 하는 과정에서 항공사와 포워더가 서로 같은 마음일 수는 없잖아요.
서로 원하는 바가 틀리니 순간‘욱’하는 거죠.
저는 일단 화주로부터 호출이 오면 바로 처리해야지만 직성이 풀리는데 번번히 벽에 부딪혔답니다.
속이 상한 저는 한가지 방법을 생각해냈습니다.
그러면 안돼지만 개인적으로 직함을 대리로 바꿔 항공사의 담당직원을 만날 때면 그것을 건냈답니다.
속인 것은 잘 못한 것이지만 명함상 대리가 된 후 부터는 담당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해졌음을 느꼈습니다.
후담으로 저도 어느정도 경력이 쌓이고 진짜 대리로 승진하게 됐었습니다.
그렇게 몇년동안 함께 일을 하면서 미운정이 들어버린 항공사 담당자들과도 친하게 지내며 업무처리를 진행했답니다.  
그런데 어느날 항공사의 담당자가 이해할 수 없단 듯 저한테 한마디를 툭 내뱉었습니다.
“왜 승진을 안하는거죠?”라고 말입니다.
대리라는 꼬리표를 7~8년을 붙이고 다니니까 궁금했던거죠.
속으로 뜨끔했지만 그냥 웃어넘기로 말았습니다. - 이제는 과장이된 A 씨의 고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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