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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악성미수금 받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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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종 : 2009.06.08 17:27
십 수년 전에 저는 지인을 통해 한 포워딩 회사에 스카웃되어 영업부 차장으로 입사하게 됐습니다. 그런데 미수금 장부를 보니 지독한 악성 미수금이 있더군요. 무려 2년 동안 수 천만원의 운임을 결제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사장에게 가 물었더니 “잘 아는 지인인데 어떻게 받아낼 방법이 없느냐”고 당부해 왔습니다.
그 다음 날 바로 악성 미수금을 받은 회사로 바로 출근했습니다. 사무실도 번듯하고 직원들도 꽤 있는데 왜 결제를 하지 않았는지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사무실에 들어서자 마자 사장실로 가 다짜고짜 노란 입금표 딱지 수십장을 올려놓고는 “우리 사장님과도 잘 아신다면서 이렇게 하시면 어떻게 하냐”며 입금을 독촉했습니다. 연세 지긋한 그 사장은 “요즘 사정이 어려우니 다음에 오라”며 내치려 하더군요. 저는 아무 댓구하지 않고 출납직원에게 돈통을 열어보라고 소리를 질렀습니다. 그러자 사장도 화를 내며 “돈통에 아무 것도 없다”며 쫓아내려 했습니다. 이에 다시 사장에게 “정말 돈이 없다면 지갑을 보여달라”고 했더니 이번에 순순히 꺼내더군요. 그 안을 보니 21만원이 있었습니다. 그 사장에게 “오늘 점심값, 담배값은 있어야 할테니 1만원은 드리겠다”고 하고 20만원짜리 입금표를 줬습니다. 그리곤 미수금을 모두 받을 때까지 출근을 이쪽으로 하겠다고 엄포를 놨죠.
그 다음날 그 회사로 출근하자 이번에는 사장이 돈통에서 그동안의 미수금을 모두 내놓더군요. 이를 우리 회사 사장에게 보고하자 “너무 심했던게 아니냐”고 걱정하셨습니다. 이에 저는 “인간관계를 유지하고 싶으면 그 미수금을 포기하셨어야 합니다”라고 답했습니다. 사장은 저의 답변에 댓구를 하지 않았죠.
- F사 경영자의 영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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